'직무정지' 구성훈 사장, 징계수위 낮아질 가능성은 "취임 12일만에 터진 사고 감안..금융위·증선위서 수위낮아진 사례 있어"
이승우 기자공개 2018-06-26 15:21:22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2일 1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삼성증권에 대해 6개월 일부 영업정지(지분증권 투자중개업)와 더불어 구성훈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 제재안을 마련했다. 당초 삼성증권 안팎에서는 전면적인 영업정지와 사장 해임권고안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징계 수위가 우려했던 것보다 낮다는 평가다.때문에 향후 금융위원회에서 또 다른 변수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취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 형평성 차원에서 구성훈 사장의 징계 수위가 더 낮아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신규 주식거래 불가...구성훈 사장 사퇴 가능성
금감원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제15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112조원대 유령주 배당·유통 사고를 낸 삼성증권에 대해 6개월간 일부 영업정지와 과태료 부과 제재를 결정했다. 금감원의 제재안은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7~8월쯤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같은 제재안이 확정되면 삼성증권은 확정일로부터 6개월간 신규 지분증권 투자 중개업을 할 수 없다. 주식 위탁 업무를 할 수 없는 것으로 신규고객이 삼성증권 계좌를 터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기존 삼성증권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펀드 및 파생상품등 금융상품 판매도 현행처럼 유지된다.
더불어 금감원은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에 대해 직무정지 3개월 처분을 의결했다. 그동안 문책성 경고 이상을 받은 금융권 CEO가 직을 유지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징계 확정시 퇴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초 해임권고안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직무정지 수준으로 낮아진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퇴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수순일 것 같다"고 말했다.
구 사장의 직무정지가 결정되면 직무대행은 장석훈 경영지원실 부사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으로 입사해 삼성화재로 옮긴 이후 인사 및 전략을 담당하던 장 부사장은 올해 다시 삼성증권으로 컴백했다. 위스콘신대학 메디슨캠퍼스에서 MBA를 수료한 장 부사장은 전략 뿐 아니라 금융상품에도 해박한 지식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억울한 구성훈 사장...징계수위 낮아질 가능성은
주목할 점은 구 사장뿐 아니라 전임 사장들에 대한 징계안도 나왔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김남수 전 대표(직무대행)에 대해서는 직무정지를, 윤용암·김석 전 대표에게는 해임권고를 의결했다. 퇴임을 했지만 이같은 조치를 취한 건 재취업 제한을 통해서라도 책임을 묻겠다는 의도다.
특히 현직인 구 사장에 비해 전임 사장들의 책임을 더 크게 물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구 대표의 징계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건 취임한 지 12일만에 발생한 사고였기 때문이다. 구 사장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임한 지 12일만에 터진 사고로 구 사장 입장에서는 날벼락같은 일"이라며 "해임권고가 아닌 직무정지 조치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도 구 사장의 사정을 감안한 이상, 금융위에서도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의 제재안이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치면서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도 금감원의 제재안이 금융위를 거치면서 낮아진 사례가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5~2007년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왑(CDS)이라는 파생상품에 15억8000만달러를 투자해 1조6200억원의 손실을 보면서 2009년 금감원이 일부 영업정지 제재안을 내놨다. 하지만 금융위를 거치면서 기관경고로 수위가 낮아졌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이라는 점과 매각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더불어 삼성증권 사고에 대해 금감원과 금융위의 시각이 다른 면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금감원의 제재안이 금융위를 거치면서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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