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26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급여력비율(RBC비율) 83.9%, MG손보가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보험사는 보험업법에 따라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100% 미만일 경우 경영개선권고, 50% 미만일 경우 경영개선요구, 0%미만일 경우 경영개선명령의 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회사는 2개월 내 자본확충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문제는 MG손보가 당장 실효성 있는 자본확충안을 만들기 쉽지 않다는데 있다. 우선 재무개선을 위해 처분할 수 있는 마땅한 자산이 없다. 이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사옥과 자회사는 정리를 마쳤다. 일부 가치있는 부동산 자산도 매각을 논의 중이다. 시장조달도 녹록지 않다. 설령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해도 열위한 자본적정성 때문에 최고 수준의 금리를 지급해야 한다. 오히려 회사의 재무 상황만 악화시킬 수 있다. 잇따른 위기설로 훼손된 평판을 고려할 때 경상이익을 통한 자본확대도 요원하기만 하다. 쳇바퀴처럼 돌고 돌아 남은 방법은 유상증자다.

현재 MG손보의 사실상 대주주는 6년 전 백기사처럼 등장한 새마을금고다. 새마을금고는 당시 위기에 빠졌던 전신 그린손보의 탈바꿈을 자신하며 손을 내밀었다. 이후 새마을금고는 MG손보의 신뢰성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가 됐다. 실제 지난 2016년 신평사는 MG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을 평정하며 "적자 지속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를 통한 적극적인 자본확충으로 양호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년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달 신평사는 MG손보 등급을 두 단계 강등했다. 신평사는 "새마을금고의 유상증자 지연이 지속되면서 지원가능성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하향 조정의 이유를 언급했다. 대주주의 재무적 지원이 무기한 연기되며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한 자본완충력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실제 새마을금고는 지난해부터 MG손보의 유상증자 참여 요청을 거절해왔다. 새마을금고가 MG손보의 운명을 바꾼 셈이다.

애초 새마을금고는 금융자회사를 직접 보유할 수 없어 자베즈파트너스가 조성한 사모펀드(PEF)를 통해 자금을 투자했다. 실질적 대주주는 새마을금고지만 형식상 대주주는 자베즈파트너스인 구조다. 앞서 유증을 포기한 새마을금고는 자베즈파트너스에 MG손보의 매각을 요청했다. 아쉽게도 매각 논의는 열악한 자본사정을 이유로 번번히 실패했다.

결국 공개매각 카드를 꺼내든 대주단은 직접 잠재적 인수후보를 물색하고 나섰다. 얼마지나지 않아 자베즈파트너스가 재무적투자자(FI)와 유상증자 및 리파이낸싱 논의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측의 미묘한 온도차는 숱한 추측만 만들어내고 있다. 정작 매각 작업은 수개월 전과 비교해 진척된 것이 없다. 한시가 시급한 MG손보만 난감하다. "대주주의 결정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MG손보 관계자의 말 속엔 그저 답답함만 묻어난다.

"(본 신평사는) 향후 MG손보의 매각 진행상황, 새마을금고의 추가 증자 여부 등을 점검하여 계열의 지원가능성을 다시 판단하겠다." MG손보의 앞 날은 여전히 새마을금고 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