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29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익 사장을 비롯한 KCC 오너일가가 지난해 코리아오토글라스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와 동시에 KCC건설 등 그룹 계열사로부터 처음으로 일감을 확보해 콘크리트파일 사업부 매출의 14%가량을 마련했다. 내부거래를 등에 업은 코리아오토글라스가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해 정몽익 사장 일가의 곳간으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2000년 8월 설립된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자동차용 안전유리 제조사다. 매년 550만장의 접합유리와 2700만~3000만장의 강화유리를 생산해 현대·기아차, 쌍용차 등에 판매하고 있다. 코리아오토글라스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70%가 넘는다.

설립 초기만 해도 코리아오토글라스의 주주구성은 KCC 60%, 아사히글라스(Asahi Glass) 40%였다. 정몽익 사장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건 2003년이다. 정 사장은 KCC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400만주를 매입해 지분율 20%를 확보했다.

KCC·아사히글라스가 40%, 정 사장이 20%씩 들고 있는 지분 구성은 2014년까지 10여년간 유지됐다. 변화가 생긴 건 코리아오토글라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다. 2015년 12월 KCC와 아사히글라스는 각각 지분 20.1%를 구주매출했다. 이는 우리사주조합(지분율 8%)과 여러 개인 투자자에게로 분산됐다. 그 결과 KCC와 아사히글라스의 지분율은 19.9%로 감소했다. 어떤 거래도 하지 않았던 정 사장은 20%의 지분을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해 아사히글라스가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 9.9%를 정 사장과 부친인 정상영 명예회장에게 팔면서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한층 강화됐다. 정 사장은 5%를 매입해 지분율을 25%로 끌어올렸다. 정 명예회장은 나머지 4.9%를 사들인 후 이 중 0.25%를 정 사장의 아들인 한선씨에게 증여했다. 이로써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29.9%로 상승했다.


한가지 눈길을 끄는 건 오너일가 지배력이 확대된 지난해 코리아오토글라스가 그룹 계열사와 거래를 트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16년 말 인수한 삼부건설공업을 이듬해 콘크리트파일 사업부로 편입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전까지 코리아오토글라스가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일감을 확보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코리아오토글라스의 매출 성장에 도움을 준 계열사는 KCC건설이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2017년 KCC건설에 콘크리트파일을 납품해 71억5000만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콘크리트파일 사업부의 연간 매출(527억원) 가운데 14%를 내부거래로 확보한 셈이다.

업계에선 코리아오토글라스가 내부일감을 바탕으로 매출 증대를 꾀하기 위해 콘크리트파일 분야에 진출한 점을 들어 KCC건설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 규모를 점차 늘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정 사장 일가의 현금창고라는 점도 계열 지원 확대를 통한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정 사장은 2006~2014년 코리아오토글라스 배당으로 연평균 40억~5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이후 코리아오토글라스의 IPO 추진, 이듬해 삼부건설공업 인수 등으로 2015~2016년 정 사장이 수령한 배당금은 10억원대 그쳤다. 지난해 정 사장 일가가 지분율을 높인 이후 배당금은 40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