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현대HCN, 매각 대신 '몸집 불리기' [유료방송시장 빅뱅]이익률 20%에 딜라이브 서초권역 인수까지…외형 불리고 매각해도 늦지 않아
김성미 기자공개 2018-07-04 08:10:21
[편집자주]
유료방송시장 빅뱅이 임박했다. 27일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됨에 따라 업체간 M&A 걸림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부 통신사들은 케이블TV인수를 공식화했고 다른 경쟁사들도 준비 태세를 마쳤다. 유료방송시장을 둘러싼 케이블TV와 통신·IPTV업체간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2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HCN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유료방송시장 포화에도 불구하고 20%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5%미만의 점유율로 하위 사업자이지만 성장세가 꺾인 케이블TV업체 중 유일하게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현대백화점 그룹에선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얼마 전 딜라이브 서초권역을 인수해 8개의 전 권역에서 독점 사업을 영위하게 되면서 정부가 권역 폐지를 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실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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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은 지난 3월 딜라이브 서초권역을 인수해 가입자 수가 2배가량 늘어났다. 기존의 가입자 5만4000명에 딜라이브 가입자 5만1000명이 추가돼 약 10만5000명까지 불어났다. 서초권역은 현대HCN이 보유한 8개 권역 중 유일한 경쟁 지역이었다. 경쟁사던 딜라이브로부터 서초권역 가입자를 인수한 것이다. 이 지역은 디지털 전환율이 90%이상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아 실적효자 지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써 현대HCN은 서울 3개, 지역 5개 등 전체 8개 권역 모두에서 단독 케이블TV 사업자가 됐다. 서울은 관악구, 서초구 동작구며 지역은 충북(청주시, 영동군, 옥천군, 보은군), 대구(북구), 경북(구미시, 상주시, 김천시, 성주군, 칠곡군, 고령군, 군위군), 부산(동래구, 연제구) 등이다.
전체 134만명의 가입자 중 서울 30%, 충북 20%, 대구 8%, 경북 32%, 부산 10%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블TV 업체 간 경쟁은 없지만 IPTV와는 경쟁관계에 있다. 그러나 서울에서만 IPTV와의 경쟁이 치열하며 지역 5개 권역에서는 현대HCN이 과점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 포화에 IPTV 업체들에게 시장 주도권을 뺏기면서 케이블TV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지만 현대HCN은 다른 케이블 업체보다 영향이 크지 않다. 실제로 IPTV가 시장을 선두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 케이블 업체들은 매출 감소세에 진입했으나 현대HCN은 3000억원대의 매출 규모를 지키고 있다.
2012년 현대HCN은 27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2013년 3024억원, 2014년 3062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5년 2912억원으로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2016년 2921억원, 2017년 2902억원 등 약 30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다.
수익성도 크게 악화되지 않았다. 현대HCN은 2012년 2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2013년 18%, 2014년 19%, 2015년 16% 등 등락을 보이긴 했지만 2016년과 2017년 모두 17%의 이익률을 이어갔다.
종합유선방송(SO)만 놓고 봐도 점유율이 10%도 안 되지만 매년 400억원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료방송시장 재편이라는 변화에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도시, 광역시 중심의 핵심 사업권역이 가장 큰 강점이다. 다만 합산규제 폐지와 맞물려 권역 폐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 정부가 시장 활성화와 발전을 방해하는 규제는 제거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IPTV 업체들이 케이블 업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전국 78개로 나뉘어 영업하는 권역이 폐지돼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추진할 당시 일부 권역에서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져 경쟁을 제한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은 당장 현대HCN을 매각하기보다 딜라이브 서초권역을 인수한 것처럼 다른 SO 인수도 검토해 외형키우기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권역폐지 등의 정부 정책 변화, 유료방송업체간 M&A 등 시장 변화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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