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몰 시한이 끝나 자동 폐기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부활될 수 있을까. 은행 등 채권금융기관들은 금융당국이 기촉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재입법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다만 국회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는데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도 기촉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재입법까지 상당 시일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지난달 30일 효력을 다한 기촉법과 관련한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금융위는 이 자리에서 은행과 2금융권 등 채권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기업 구조조정 운영협약'을 만들어 빈틈을 메우기로 했다.
워크아웃의 근거법인 기촉법은 지난 2001년 한시법으로 도입된 후에 재입법과 기한연장 과정을 수차례 거쳐 생명을 이어왔다. 특히 일몰 시한이 지나고 재입법을 통해 다시 부활한 적은 3번 있었다.
채권금융기관들은 과거 경험을 토대로 기촉법이 재입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은행 부행장은 "관치금융 등 논란이 있었지만 과거에도 (기촉법을) 연장하지 못해 몇 개월 미비 상태로 있었던 경험이 있다"며 "논의과정에서 진통을 겪겠지만 기촉법이 재입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열린 관계기관 회의에서도 기촉법이 재입법될 때까지 기업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위기다. B은행 부행장은 "기촉법 실효로 기업 구조조정 업무가 어려워질 수 있지만 재입법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분위기였다"며 "기촉법 부활에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기촉법의 재입법 시점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과거에도 기촉법이 일몰된 후 재입법된 기간도 다르기 때문이다.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년10개월간 기촉법이 실효되기도 했다.
우선 국회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재입법 논의가 쉽지 않다. 국회에 따르면 지난달 소집된 6월 임기국회가 단 한차례도 본회의를 열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기촉법 일몰을 앞두고 효력 연장을 골자로 하는 법개정안도 논의되지 못했다.
여야는 현재 국회 원구성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초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7월 임시국회가 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여 기촉법 재입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의원들의 완전폐지 주장도 만만찮다. 지난달 국회에서 기촉법 연장 반대 토론회를 열었던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촉법은 외환위기라는 비상 시기에 만들어진 한시법"이라며 "시장친화적이고 체계적인 법적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촉법이 일몰된 후 2개월만에 재입법됐던 2016년 1월과 상황이 다르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에서 기촉법 일몰 시기를 연장하기로 잠정합의했지만 본회의가 개최되지 못하면서 실효됐다. 이 때문에 재입법을 추진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국회 정무위 내 위원간 의견이 엇갈릴 뿐만 아니라 여당내 의견도 통일되지 않았다. 국회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일부 의원들도 기촉법 유지(재입법)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촉법 재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간 의견을 모으는데도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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