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그룹, 호주 광산 인수금융 참여…업계 최초 노무라 제치고 딜 따내…해외 자원개발 역사 새로 써
신민규 기자공개 2018-08-01 15:07:26
이 기사는 2018년 07월 31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호주 케스트렐 광산 지분 거래에 3억2500만달러의 인수금융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해외 메이저급 광산 지분을 담보로 인수금융을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해외 자원개발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아다로(Adaro)와 EMR캐피탈이 호주 원료탄(Hard Coking Coal) 광산 케스트렐(Kestrel) 지분을 담보로 진행한 인수금융 조달 건에 대해 후순위채권 형태로 3억2500만달러를 집행했다. 이번 딜에는 메리츠종금증권을 비롯해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이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다로(Adaro)는 글로벌 톱 3위권의 유연탄 광산을 보유하고 있고 EMR캐피탈은 호주 자원전문 PE로 유명한 기업이다.
이번 딜의 차주는 Kestrel Coal Midco Pty Ltd로 메리츠종금증권은 금리 12%를 제시했다. 만기는 5년이다. 조달 당시 노무라증권이 금리 13%를 제시해 인수가 거의 확정된 상태였지만 콜옵션 조항이 달려 있어 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글로벌 금융기관을 물색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금리를 1%포인트 낮게 제시하고 콜옵션도 달지 않아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딜 과정에서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덕에 공격적인 베팅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무 부서에선 황태영 전무가 총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은 지난 3월 글로벌 광산회사인 리오틴토(Rio Tinto)가 호주 케스트렐 광산 지분 80%를 아다로(Adaro)와 EMR캐피탈에 매각하면서 진행됐다. 두 기업은 원료탄 가격을 톤당 140달러 안팎으로 평가해 22억5000만달러를 들여 지분을 인수했다. 거래비용 등을 감안한 총 인수규모는 27억5400만달러로 예상된다. 인수 당시 최고 경쟁사는 아폴로 PE 였을 정도로 자원개발 업계에선 핫한 딜로 분류됐다.
아다로(Adaro)와 EMR캐피탈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해 선순위 대출 형태로 11억6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총 인수규모의 42.1%에 해당된다. 나머지 에퀴티로 38.8%인 10억달러를 마련했다. 이번 메자닌 딜은 총 인수규모의 11.8%로 후순위채 투자자를 모집한 건이었다.
케스트렐 광산은 호주 퀸즈랜드에서 북서쪽으로 40킬로미터에 위치하고 있다. 1992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지난해 기준 연간 510만톤의 원료탄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2042년 이후까지 생산 가능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국가는 주로 일본, 대만, 중국, 타이완, 유럽으로 포스코, 신일본제철, 현대제철, 중국 대형 제철소 등이 수입해 가고 있다.
시장에선 원료탄 가격이 톤당 110불을 유지할 경우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원료탄은 톤당 180달러 안팎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료탄은 제철에 사용(코크스)되는 필수재로서 석탄자원 중 가장 중요한 용도를 점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생산비용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낮은 특징을 가진다. 호주의 경우 원료탄 글로벌 수출물량의 약 57%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지로 이번 광산은 해외에서도 메이저급으로 분류된다.
원료탄은 공급 한계가 있어 러시아 극동지역이 개발에 나서지 않는 이상 톤당 140달러는 유지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러시아 극동 지역이 원료탄 광산을 개발하려면 장기적으로 톤당 250불의 원료탄 가치는 나와야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국내 IB가 해외 메이저급 석탄 광산에 인수금융을 제공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국내 상사 중에선 꾸준히 시도가 있었지만 IB 중에선 과거 2008년 당시 한국투자증권이 러시아 사할린에 있는 연산 40만톤 규모의 유연탄 광산을 매입한 게 전부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투자에 비해 크레딧 보강 측면에서 안정적인 측면이 있고 메이저급 광산인 점을 감안하면 만기가 길지 않아 매력적인 투자 건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자원개발이 위축된 현실에서 국내 IB가 신속하게 클로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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