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식품유통기업' 도약 꿈꾸다 [식음료 명가 재발견]유통·제조 아우르는 통큰 투자…주춤했던 매출 '성장곡선'
전효점 기자공개 2018-08-07 08:05:55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2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야쿠르트가 본업인 제조뿐만 아니라 유통 경쟁력을 강화해 제 2도약을 꿈꾸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방판 유통망에 온라인 유통을 접목, 50주년을 맞는 2019년을 기점으로 '종합식품유통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한국야쿠르트는 수년 전부터 온·오프라인 유통망 확충을 위해 투자를 확대해왔다. 2014년부터는 유통망의 최전선에 있는 전국 1만3000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900억원을 들여 냉장 전동카 코코를 보급, 바닥부터 유통 경쟁력을 쌓아올렸다. 지난해 2월에는 300억원을 들여 경기 용인시에 1만1109㎡ 규모의 신갈통합물류센터를 신축했다. 신갈통합물류센터는 전국 8500여개 전동카트 코코에 신선한 제품을 빠르게 배달할 수 있는 전국 물류 거점이 됐다.
온라인 유통 채널은 거의 새로 구축했다. 지난해 1월 온라인몰 하이프레시(hyFresh)를 오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플랫폼 전초기지로 만들었다. 소비자가 온라인몰을 통해 제품을 주문하면, 야쿠르트 아줌마가 곧바로 신선한 제품을 문앞으로 배달해주는 식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많은 식품기업들이 O2O를 하기 위해 오프라인 채널을 뒤늦게 구축하고 있지만, 야쿠르트는 50여년 전부터 오프라인 방판 조직을 탄탄하게 구축해왔다"면서 "기존 오프라인 조직을 업그레이드시켜 식품 제조를 넘어 '유통'까지 정복하겠다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야쿠르트는 50주년을 맞는 내년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유통기업'의 포부와 청사진을 공개할 계획이다.
실제로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자사 제품뿐만 아니라 경쟁사 식품도 매입해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유통하는 실험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오리온과 협업해 '마켓오' 제품을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롯데제과의 '오트밀' 제품, 사조의 김을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야쿠르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망이 튼튼해 직매입 방식으로 타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유통사업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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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인 발효유 및 식품 제조도 끊임없이 보강 중이다. 2016년 커피 브랜드 '콜드브루바이바빈스키'와 치즈 브랜드 '끼리'를 출시해 히트한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에는 가정간편식(HMR)에도 진출, '잇츠온' 브랜드를 통해 시장에 안착했다. 발효유에만 방점을 두던 과거의 패턴을 벗어나 새로운 신선식품 카테고리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콜드브루커피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매출 600억원, 잇츠온은 출시 1년 만에 누적매출 180억원을 달성하면서 순조로운 첫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부터는 헬리코박터프로젝트윌과 쿠퍼스 등 간판제품을 뒤잇는 밀리언셀러를 만들기 위해 유산균 신제품의 연구 개발에 전력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한국야쿠르트의 캐시카우인 윌과 야쿠르트는 단일 제품으로 매년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든든한 실적 안전판 노릇을 해왔다. 김병진 야쿠르트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2018년에는 HMR과 함께 축적된 발효기술력을 바탕으로 유산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말부터 회사는 유산균을 결합한 펫푸드 개발에 착수했다. 야쿠르트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와 마이크로바이오옴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최근에는 유산균 기술력을 펫푸드에 적용한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유통과 제조를 아우르는 통큰 투자를 통해 주춤하던 매출을 안정적인 성장세로 돌려놓았다. 2015년 9372억원 이던 매출은 2016년 9806억원, 2017년 1조314억원으로 늘어났다. 한국야쿠르트는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3% 성장한 1조600억원으로 늘려잡았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 발효유 제품의 기능성을 발전시키고 고객 타깃에 맞는 제품 업그레이드를 통해 국내 대표 유산균 기업으로 우뚝 설 계획"이라며 "간편식 제품 확대와 함께 플랫폼 비즈니스도 강화해 더 많은 고객이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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