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총수 일가 참여 '최소'…오너 경영 약화될까 [이사회분석]삼성전자-이재용, 호텔신라-이부진 빼면 이사회 등재율 0%
서은내 기자공개 2018-08-21 07:59:55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7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은 금융 및 비금융 전 계열사 61곳을 통틀어 오너일가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곳은 단 두 곳 뿐이다. 삼성전자와 호텔신라만 각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등기임원으로 올라 있다. 현대차, LG, SK그룹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핵심계열사들의 등기 이사로 올라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과거 삼성은 오너 중심의 경영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 정착된 의사결정 구조는 이사회를 강화해 소유와 경영 분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지만 그조차도 최소화하고 있다. 삼성의 상장 계열사들을 살펴보면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의 경우 이사회 의장이거나 또는 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이사회 내 위원회 중 한 곳 이상에 소속돼 있다. 이를 통해 이사회 멤버로서의 영향력을 구체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이면서 이사회만 참석할 뿐 이사회 내 위원회에는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건 2016년 10월부터다. 그 전까지 이 부회장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경영에 참여했지만 등기임원은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되기 전까지 그룹 총수의 이사회 참여가 없는 기간이 8년 반 동안 이어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98년부터 2008년 4월까지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다가 2008년 6월부터 삼성전자의 임원 명단에서 빠졌다. 이건희 회장의 이름이 임원 명단에 다시 오른건 2008년 9월 미등기 고문직으로 표시된 때이며 2010년부터는 미등기 상태로 삼성그룹 회장직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의장은 이상훈 전 사장이다. 이상훈 의장은 올해 3월부터 삼성전자 이사회의장을 맡고 있다. 의장직을 맡으면서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삼성전자의 주요 정책 결정은 이사회에서 하되 경영은 대표이사들이 하도록 해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권력을 다시 분산한 셈이다.
반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보다 5년 먼저 계열사 등기임원에 올랐다. 이 사장은 2011년 3월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이사회 참여를 시작했다. 그 전까지도 호텔신라 경영전략담당으로 사장직책을 수행하긴 했지만 이사회 멤버는 아니었다. 이부진 사장 동생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2015년 9월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에 올랐으며 현재까지 미등기 상태다.
이사회의 권한이 분리돼 있다곤 하지만 삼성이 완벽하게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다고 해석하긴 어렵다. 그동안 삼성은 이사회가 지배구조의 핵심이 아니었으며 총수 일가의 경영 지배력은 이사회 참여여부를 떠나 확고했다. 현재는 사라진 미래전략실이 그 핵심이었다. 1959년부터 수십년간 비서실, 구조본, 미래전략실이란 이름으로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졌고 오너의 그룹 지배력을 가능케 해왔다.
지금은 미전실이 사라지고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다. 삼성은 대내외적으로 이사회를 중심으로 경영을 하고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사회 구성과 면면도 같은 맥락으로 짜여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 안팎에선 미전실과 같은 컨트롤타워의 부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이 얼마나,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추고 자리잡을 지 미지수다.
한편 삼성 이사회 구조상 특이한 부분은 '비상근 = 사외이사', '상근=사내이사'로 직책이 간결하게 정리돼 있다는 것이다. 그룹 상장사 중 에스원 한 곳을 빼고는 비상임 등기임원을 두는 곳이 없다. 에스원에는 비상근인 등기이사 두명이 있는데 일본 세콤이 회사 최대주주이므로 다른 계열사들과 성격이 다르다고 봐야한다. 상장사들 가운데 기타비상무이사가 등기임원으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곳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기타비상무이사란 상근으로 회사에 종사하진 않지만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김독하는 임원이면서 사외이사는 아닌 이들을 칭하는 단어다. 오너 일가가 사내이사로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릴 때 주로 기타비상무이사 직책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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