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초코파이로 일군 연매출 2조 '글로벌 제과사' [식음료 명가 재발견]①해외시장, 제과사업 기여도 70%…‘글로벌 식품사’ 도약 포부
전효점 기자공개 2018-08-27 08:35:02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2일 09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의 전신이자 옛 동양그룹의 출발은 1956년 창업주 이양구 명예회장이 설립한 동양제과공업이다. 1916년생 함경남도 함주 출신인 이 회장은 1947년 남한으로 내려와 설탕을 수매해 판매하는 ‘동양식품'을 설립했고, 이후 1956년 풍국제과를 인수하면서 동양그룹의 출발점을 찍었다.'초코파이 세계화'에 성공하면서 오리온은 오늘날 국내 식품사 중 가장 글로벌화에 성공한 기업이 됐다. 오리온의 연간 2조원 규모에 이르는 제과사업 매출 70%는 중국, 러시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75개국에서 나온다. 해외 생산기지만 전 세계 10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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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동양제과 사장으로 복귀한 이 명예회장은 중국의 시대가 올 것을 예감하고 당시 건립을 추진 중이던 현대식 신공장 위치를 서해 쪽으로 잡았다. 1982년 익산2공장과 3공장이 완공된 후 그는 사위 담 회장을 불러 ‘앞으로 서해안 시대가 열린다'며 중국을 눈여겨볼 것을 권유했다.
1989년 이양구 명예회장 타계 후 '담철곤 체제'로 전환한 동양제과의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국내에서는 1987년 미국 펩시사와 합작설립한 오리온프리토레이의 '따조' 치토스의 흥행몰이가 계속되는 가운데 포카칩, 후라보노, 센스민트 등 히트작을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제과업계 2위로 올라섰다.
담 회장은 오리온을 물려 받은 직후부터 창업주의 글로벌 비전 대로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1991년 아직 국교가 없던 중국에 들어가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양국이 국교를 수립한 이듬해에는 중국 베이징에 ‘하오리여우'라는 중국식 상표를 내세운 후 5년간의 철저한 준비 끝에 1997년 베이징 랑팡공장에서 중국인용 초코파이를 출시했다. 2002년에는 상하이, 2006년 베이징, 2010년에 광저우 공장을 잇따라 증설했다.
초코파이는 중국에서와 마찬가지로 1993년과 1995년 러시아와 베트남의 두터운 문을 활짝 열어젖힌 달콤한 열쇠가 됐다. 초코파이가 '국민 과자'로 안착한 러시아와 베트남은 오늘날 오리온의 유럽과 동남아 교두보다. 이같은 노력 끝에 2009년 연매출 1조를 돌파한 오리온은 이미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오늘날에도 담철곤 회장의 글로벌 열정은 현재진행형이다. 글로벌 제과사에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2014년 취임한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곧바로 음료, 건강기능식품, 디저트, 간편식 등 4대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내놓고 이를 기반으로 한 해외 신사업을 구상했다. 그의 청사진대로 오리온은 2016년 '제주용암수'를 인수하면서 음료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신규 가정간편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를 출시하고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담 회장은 오리온그룹의 정신을 '남과 다름'이라고 정의한다. "모두가 식품을 내수산업이라고 생각할 때 오리온은 ‘아니다, 글로벌 산업이다'고 생각하며 해외 사업을 시작했다"는 그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외 사업을 발전시켜 나간다"며 목표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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