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03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같은 회사를 누군가 M&A로 샀다 팔았다 하는 것은 빈도가 지나치면 IB와 로펌에만 좋은 일이고 회사 자체에 아무런 효익이 발생하지 않아 기업가치에 해롭다는 인식이 있다. M&A에는 상당한 거래비용이 수반되고 거래 대상이 된 회사에는 M&A 특유의 대리인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의 생산성도 타격을 받는 일이 종종있다. 사람들이 집중력을 상실해서다.일반화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인식을 불식시키는 사례가 렌터카 업체인 에이비스(Avis)다. 누가 집계를 해보지는 않았겠지만 에이비스는 역사상 가장 많이 주인이 바뀌었던 회사로 통한다.
지금 전 세계 5500곳이 넘는 장소에서 차를 대여하고 있는 에이비스는 종업원 수가 약 3만 명이다. 나스닥 상장회사인 에이비스버짓그룹의 자회사다. 렌터카 회사 버짓(Budget)과 회원제 렌터카 공유회사 집카(Zipcar)도 계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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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에 투자은행 라자드(Lazard Freres)가 에이비스를 인수했다. 라자드는 1965년에 에이비스를 가장 큰 고객이었던 ITT에 넘긴다. 그 후 에이비스는 1977년 노튼 사이먼에게, 1983년 이스마크에게, 1984년 베아트리스 푸드에게 매각되었다가 1986년에 사모펀드 KKR에게 넘어갔다. KKR은 같은 해에 다른 사모펀드 위스레이 캐피털에게 에이비스를 매각했고 위스레이는 1년만에 에이비스의 우리사주조합에 회사 지분 다수를 매도한다.
1989년에는 GM이 에이비스 지분 29%를 매입했다. 당시 대형 자동차 회사들은 렌터카 회사를 수직결합해서 보유하는 것이 좋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렌터카 회사는 가장 큰 자동차 구매자다. 포드는 허츠를 인수했고 크라이슬러는 트리프티와 달러를 인수했다.
우리사주조합과 GM의 공동소유 관계는 7년 동안 지속되었다. 그러다가 1996년에 HFS가 에이비스를 인수해서 나스닥에 공개했다. 2001년에는 HFS와 CUC가 합병해서 탄생한 센던트(Cendant)가 에이비스 지분 1/3을 취득했다. 수십 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복합기업이었던 센던트는 에이비스 지분율을 100%로 올린 후에 계열사들을 4개로 묶어 분할정리하는 과정에서 에이비스를 2006년 에이비스버짓그룹이 된 그룹에 포함시켜 오늘에 이른다.
요약하면 에이비스는 1962년부터 2001년까지 약 40년 동안 열 번 주인이 바뀐 셈이니 4년에 한 번씩 매각된 회사다.
물건이든 서비스든 사람에 따라 그 효용을 다르게 느낀다. 보유하고 있는 기업도 보유자에 따라 효용이 다르다. 주관이 포함된 기업가치인 효용은 경제 상황과 업계의 판도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시간이 중요한 변수다. 같은 기업이지만 M&A를 통해 더 큰 효용을 향유하고자 하는 경제주체에게로 이동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M&A가 우리가 보유한 자산의 가장 효율적인 재배치 수단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높게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그 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 독자적인 배경과 역량을 가진 주체에게로 기업을 ‘배정'하는 것이 M&A다.
에이비스처럼 무수히 많은 주인을 거친 회사가 회사 외부, 내부의 엄청난 총거래비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은 M&A라는 자산의 재배치 프로세스가 최소한 이 회사에 대해서는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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