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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해운, '운임·물동량' 이중고…중동항로 재편 경쟁력 약화에 APM 철수…또 다른 항로 강화 전략 '박차'

고설봉 기자공개 2018-09-14 13:40:00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2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해운이 운임하락과 물동량 감소로 경쟁력이 약화한 중동항로 서비스 노선을 재조정했다. 공동운항을 통해 운영하던 APM노선에서 철수하고, AIM노선에 집중하기로 했다. 수익성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 적자노선을 일찌감치 철수하고 흑자노선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결과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고려해운은 지난달 중동항로 APM(Asia Pakistan Middle East Service)노선에서 철수했다. 선복 과다로 인해 운임이 하락한 상태가 이어진 가운데 미국발 무역갈등이 시작되며 이 구간의 물동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고려해운은 이 노선에서 SM상선, 홍콩의 골드스타라인(Gold Star Line), 티에스라인(TS Line), 태국의 알씨엘(RCL) 등과 선박을 공동운항했다. 기항지는 중국 신강-청도-상하이-닝보-셔코우-포트켈-콜롬보-카라치-제벨알리-콜롬보-포트켈랑-싱가폴-신강 순이었다.

고려해운과 공동운항 선사들은 경쟁력이 악화한 노선 처리 방안을 꾸준히 논의해왔다. 이에 따라 최근 노선 폐쇄를 결정하고 5개 선사간 협의를 거쳐 선박을 모두 철수했다.

다만 고려해운은 APM노선 철수와는 별개로 또 다른 중동항로인 AIM(Asian India Middle-East Service) 노선은 강화기로 했다. 그동안 선복 구매를 통해 노선을 운영했지만 최근 이 노선에 선박 1척을 투입하면서 서비스를 강화했다. 결과적으로 APM노선에서 철수한 선박을 AIM노선으로 전환 배치한 셈이다.

AIM노선은 부산을 출발해 중국과 인도를 거쳐 오만으로 향하는 노선이다. 에미레이트쉬핑라인(ESL)이 6척, 고려해운과 태국의 리저널컨테이너라인(RCL)이 각각 1척 등 총 8척의 컨테이너선이 투입됐다. 기항지는 부산-상하이-닝보-샤먼-선전-싱가포르-포트클랑-코친-나바셰바-소하르-제벨알리 순이다.

고려해운 관계자는 "중동항로에 서비스 공급이 초과돼서 운임이 폭락했다"며 "미국의 이란 제재와 무역갈등 등 지리적 불안정 요인으로 물동량도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해 서비스를 일부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려해운 중동항로

고려해운이 이처럼 발 빠른 결정을 내린 이유는 적자노선에 대한 선제대응을 통해 수익성 악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적자노선의 과감한 정리와 중복노선 회피 등을 통해 수익성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고려해운은 꾸준한 매출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 국적 선사들 가운데 경영활동 안정성이 가장 높은 선사로 평가받아 왔다. 다만 2016년 국적 선사들의 선복 과다 및 경쟁력 악화와 인트라아시아시장에서의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악화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1.05%대까지 떨어졌다.

부침을 겪은 고려해운은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적극 펼쳤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을 1조5127억원까지 늘렸다. 이 기간 영업이익 542억원, 순이익 57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대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이 예년 수준인 3.58%대로 회복됐다.

고려해운 실적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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