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카드 꺼낸 GA, 상장은 시기상조? [Market Watch]인카금융·에이플러스에셋 출사표…내부통제, 당국관리 허술도 문제
강우석 기자공개 2018-09-18 14:37:22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4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 독립법인대리점(GA·General Agency)들이 기업공개(IPO)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신사업에 투자하고 기존 주주들의 자금회수(엑시트)를 돕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GA의 코스닥 입성이 시기상조란 지적이 나온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허술할 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관리체계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인카금융·에이플러스에셋 IPO 시동…신사업 투자, 투자자 엑시트 목적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는 지난달 22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코넥스 입성 3년여 만에 이전상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IPO의 실무 업무를 맡았다.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도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7월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두 곳과 대표 주관 계약을 맺었다. 리치앤코의 경우 내부적으로 IPO를 검토하고 있다.
독립법인대리점(GA)은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다. 지에이코리아, 글로벌금융판매, 프라임에셋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사세를 급격히 불려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체 판매액에서 GA가 차지한 비중은 53.2%에 달했다. 보험상품 판매자격을 갖춘 설계사 중 GA 소속은 38.2%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형 GA의 경우 웬만한 중소형 보험사보다 설계사가 많은 편"이라며 "이미 GA 설계사가 판매 채널을 제패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해졌다"고 말했다.
GA들은 신사업 투자를 위해 IPO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0%씩 성장해왔지만 설계사 스카우트 비용, 과도한 선지급수수료 등으로 이익이 둔화된 상태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인공지능(AI) 설계사'를, 에이플러스에셋은 고객 맞춤형 컨설팅과 인슈테크 사업 등을 각각 준비 중이다.
투자자의 자금회수를 돕기 위한 차원도 있다. 인카금융서비스는 네오플럭스, 프리미어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등 다수 벤처캐피탈(VC) 자금을 유치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지난해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500억원을 투자받으며 오는 2020년까지 IPO를 단행키로 약속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상장한 GA가 없어 마쉬앤드맥레넌, 에이온 등 미국의 과거 사례를 참고하는 중"이라며 "영업이익률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IPO에 나서는 건 결국 투자자들이 자금회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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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입성 시기상조"…내부통제 허술, 당국 관리체계도 無
시장에서는 GA의 코스닥 입성이 시기상조란 의견도 제기된다. 보험사에 비해 내부통제 시스템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사는 자체 규율을 마련했지만, 금융 당국에 관련 내용들을 보고할 의무는 없다. 시스템을 개선할 여력을 갖춘 곳도 드물다. 설계사 수 기준 GA 업체 상위 다섯 곳의 지난해 평균 순이익은 28억원에 불과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GA 업계 전반적으로 코스닥에 입성할만한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며 "실적 상위 설계사들이 타 회사로 옮길 경우 수익이 급감하는 구조적 특징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국 차원의 관리가 철저한 것도 아니다. 법인 GA만 4500여개에 달해 금감원 입장에서 면밀히 검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GA에 대한 내부통제, 공시의무, 보고의무 등 구체적인 감독규정 역시 없다. 일부 GA가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자리잡은 건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초대형 GA 몇 곳을 제외하면 내부통제가 엉망이고 당국의 감독체계도 전무한 편"이라며 "매출 대비 순이익 규모도 작아 IPO를 추진하기 매력적인 영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회사만 상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1호 상장사에 도전 중인 인카금융서비스는 법무법인 지평을 자문사로 선정한 뒤 내부통제를 개편하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IPO 준비를 선언한 리치앤코 역시 증시에 입성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상장 추진 중인 두 회사 외에는 MBK파트너스가 인수를 타진했던 피플라이프 정도만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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