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양제지, '수직계열' 생존전략 통했다 [제지업 생존전략]③'상자제조' 대양판지·대영포장 인수, 이층 골심판지 특화 집중
심희진 기자공개 2018-09-28 08:26:26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9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대양제지가 수직계열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한 자회사들이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원가 상승분이 제품가격에 충분히 반영된 데다 중국시장 내 골판지 상자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대양제지는 지배력 확대를 통해 수직계열을 공고히 다지는 한편 신규 판매처 발굴로 연결실적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2016년까지만 해도 신대양제지의 자회사는 광신판지뿐이었다. 신대양제지가 골판지 원지를 만들고 광신판지가 이를 활용해 골판지 상자를 제조·판매하는 구조였다. 신대양제지는 광신판지 지분 58.5%를 보유했다.
지난해 신대양제지가 계열사 지배력을 확대하면서 '골판지 원지→골판지 상자'로 이어지는 수직계열이 공고해졌다. 신대양제지는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인 대영포장과 대양판지 지분을 각각 27.7%, 15%씩 사들였다. 같은 시기 대양제지공업 지분 57.6%를 인수해 골심지, 테스트라이너지(이면지), 크라프트라이너지(표면지) 등의 생산능력도 확대했다.
편입 첫 해 수직계열에 대한 투자 결과는 좋지 않았다. 대양제지공업을 제외한 나머지 상자 제조 계열사들이 모두 순손실을 냈다.
가장 큰 적자를 낸 곳은 대양판지였다. 대양판지는 지난해 매출액 1132억원, 영업손실 49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보다 매출은 33% 늘었지만 영업손실 폭이 40억원가량 커졌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14억원에서 65억원으로 늘었다.
대영포장과 광신판지가 처한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대영포장은 지난해 매출액 3121억원, 영업손실 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2016년만 해도 100억원이 넘었던 순이익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광신판지가 기록한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6억원, 13억원이다.
원가 상승분이 제품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2015~2016년 톤당 43만~44만원이었던 골판지 상자 가격은 지난해 50만원으로 16%가량 올랐다. 하지만 원재료인 골심지 조달가격이 2016년 톤당 32만원대에서 지난해 42만원으로 31% 상승한 탓에 비용 부담이 커졌다. 크라프트라이너지 매입가격도 1년사이 21% 올랐다.
판매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 역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2016년 77%대였던 상자 공장 가동률은 이듬해 65%로 하락했다. 골판지 상자의 경우 제조업체별 브랜드가 따로 없고 품질, 기술 등의 차별성이 적어 수주경쟁이 치열하다.
신대양제지 관계자는 "골판지 상자 시장의 공급과잉도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며 "2007년 이후 무, 배추 등 농산물의 포장화가 의무화되면서 신규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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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 건 올 들어 골판지 상자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상반기 대영포장과 광신판지는 각각 43억원, 15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대양판지의 경우 수십억원에 달했던 순손실 폭이 6억원대로 축소됐다.
제품 판매가격을 조정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 상반기 골판지 상자 판매가격은 톤당 57만원으로 전년 평균치보다 14% 인상됐다. 그에 반해 골판지 원지의 가격 상승률은 4%에 그치면서 마진율이 개선됐다.
중국 정부가 환경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폐지 수입을 금지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원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중국 골판지상자 업체들이 국내 기업들로부터 완제품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 판매 호조 덕분에 대영포장, 광신판지, 대양판지의 공장 가동률은 지난 상반기 70%선을 회복했다.
신대양제지는 수직계열 강화 등을 통해 연결실적 개선에 속도낼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올초 대영포장(지분율 46%), 대양제지공업(59.5%), 광신판지(59.9%)의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배력을 한층 높였다. 대영포장을 중심으로 이층 골심판지 제품을 특화시켜 농산물 외에 공산품 시장으로 판매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신대양제지 관계자는 "기존 거래처를 고정적으로 유지하고 피자박스, 택배박스 등으로 신규 고객을 확대할 것"이라며 "3중 골판지 가공 시장 개척으로 매출 신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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