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20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부실채권비율) 상승으로 재무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면서 경영부실 논란이 확산되고, 고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케이뱅크 한 임원은 최근 이렇게 하소연했다. 전분기보다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건전성을 위협받을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케이뱅크의 올해 6월말 기준 연체율은 0.44%다. 이는 0.2~0.3%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신한·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의 연체율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기업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케이뱅크의 대출 특성을 감안해 가계대출 연체율로만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커진다. 가계대출 연체율의 경우 하나은행은 올해 6월말 기준 0.16%를 기록했고, 신한·국민은행은 0.25%, 우리은행은 0.31%로 각각 집계됐다.
이 때문에 주요 은행과 비교해 케이뱅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는 타당해 보인다. 그렇다면 케이뱅크 임원의 하소연은 왜 나온 것일까.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건전성 지표가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우선 가계대출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통상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다. 국내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을 포함한 것이다. 그런데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케이뱅크는 가계신용대출만 있다. 정확한 연체율 비교라고 할 수 없는 셈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 은행의 6월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평균 0.25%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가계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평균 0.40%로 나타났다. 케이뱅크의 연체율 0.44%와 비교해 0.04%포인트 차이다.
4대 은행의 경우 오히려 케이뱅크와 큰 차이가 없거나 연체율이 더 높았다. A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0.43%였고, B은행은 0.61%에 달했다. C은행과 D은행 역시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케이뱅크와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케이뱅크의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에게 제공한 대출 비중이 주요 은행과 비교해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자체신용평가를 통해 4~10등급인 중·저신용자에게 제공한 6% 이상 중금리대출 비중이 50%에 육박한다. 통상 20% 안팎 수준인 국내 은행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에게 대출을 더 많이 해줬다는 것은 그만큼 연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다. 이를 감안하면 케이뱅크 임원의 하소연이 어느정도 이해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연체된 대출채권을 상각하지 못한 영향도 있다. 국내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회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대출채권이 발생했을 때 일반 채권에서 삭제한다. 일반채권에서 삭제되므로 연체율 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아직 출범한 지 1년6개월 뿐이 안돼 연체된 대출채권을 상각한 사례가 없다.
케이뱅크가 출범 초기와 비교해 재무건전성 지표들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과 비교할 때 경영상 문제를 초래할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의 경영부실을 우려하기 보다 아직은 금융혁신의 '메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켜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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