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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자산신탁, '이병철의 그늘' 벗어났나 [부동산신탁사 리스크점검]③대표 퇴사후 정체기..2015년 이후 '최고 수준' 실적 급반등

이승우 기자공개 2018-10-24 09:41:12

[편집자주]

금융위기 이후 열위한 시행사를 대체해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개발형 신탁, 즉 차입형 신탁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부동산 경기 활황을 등에 업고 신탁회사들의 외형과 수익성은 급격히 개선됐다. 하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과 부동산 경기 위축 가능성 등으로 최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재무구조와 사업현황 전반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9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자산신탁의 주인은 하나금융지주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독립계 부동산 투자 전문회사로 시작한 하나자산신탁이 하나금융그룹 계열사가 된 건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이병철 전 하나자산신탁 대표 사이 '끈끈했던' 인연의 결과다.

하나자산신탁의 전신은 다올부동산신탁으로 2004년 민간 신탁사 최초로 은행 공동 출자를 받아 탄생했다. 다올부동산신탁은 2004년 4월 세워진 뒤 8개월 동안 매출 120억원, 순이익 28억원을 거두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시장 점유율도 20%대에 달했다. 이듬해인 2005년에는 매출이 300억원에 육박,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지켜보던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이병철 전 대표를 사실상 간택한 것이다.

김승유 전 회장은 부동산사업을 키우기 위해 2010년 다올부동산신탁을 인수했고 이병철 전 대표는 227억원을 우선 챙겼다. 일부 지분을 매각한 이후에도 이 전 대표는 하나금융그룹의 부동산그룹장을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 2012년이 돼서야 이 전 대표는 하나금융지주에 남은 지분 모두를 팔고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했다.

하나자산신탁 연혁

하나자산신탁의 탄생과 성장은 이병철이라는 인물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셈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신화같은 인물로 여겨지며 현재 KTB금융그룹으로 옮겨와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KTB에서도 부동산 관련 사업에 상당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나자산신탁 시작과 끝이 이병철 전 대표였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2012년 이후 3년여간의 성장 정체도 설명이 가능해진다. 급성장하던 하나자산신탁의 영업수익과 순익은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크게 고꾸라졌고 그 이후 반등했으나 그 이전의 성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뎠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병철 회장이라는 브랜드와 맨파워가 워낙 강해서 하나자산신탁이 보수적인 은행 중심의 하나금융그룹에 편입되면서 다소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장을 위한 움츠림이었을까. 2015년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다시 이어가기 시작했다. 영업수익과 순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말 하나자산신탁의 영업수익은 684억원으로 2016년 540억원에 비해 140억원 가량 급증했다. 당기순익 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반등하면서 2016년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자산신탁 실적추이
*하나자산신탁 실적추이(단위: 백만원)

하나자산신탁의 지난 몇년간의 실적은 부동산경기 호황을 틈 탄 경제 사이클상의 성장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리스크가 높은 사업 위주로 매출을 늘리면서 향후 잠재 손실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있기도 하다. 신탁사의 자금이 투입되는 차입형신탁에서 큰 재미를 봤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일으킨 사업이어서 향후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신탁업계 관계자는 "하나자산신탁 뿐 아니라 대부분의 부동산신탁사들이 최근 3년여간 부동산 경기와 병행해 최고 호황을 누렸다"며 "대부분 지방 중심 사업이었고 최근 지방 경제를 감안하면 그동안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리턴-하이리스크인 차입형신탁 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올 6월말 현재 하나자신신탁 신탁계정 대출채권은 793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8675억원 대비 736억원(8.4%) 감소했으나 2015년 대비 두배 수준이다. 게다가 6월말 현재 하나자산신탁 자산중 요주의이하자산 비중이 88.1%에 달한다. 이 비중은 2015년 꼭지를 찍은 이후 급반등하고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이병철 대표가 KTB로 간 이후 정체기를 겪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이를 극복했다"면서도 "이제부터 이병철 후광 효과와 경기 호황 변수가 완전히 제거된 하나자산신탁의 진정한 경쟁력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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