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최대실적 비결은? '손태승 리더십' 3분기 서프라이즈 실적…취임 1년 글로벌 부문 강화 주효
이장준 기자공개 2018-11-07 16:01:27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2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에겐 '무색무취'라는 세간의 평이 따랐다. 본래 성격도 과묵한 편이지만,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조직을 추스르는 일이 먼저라는 판단도 여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대외적으로는 말을 아낀 데 비해 내부적으로는 '소통과 화합'을 강조해왔다.취임 1주년을 앞둔 지금 손 행장은 말 대신 실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손 행장의 주특기인 글로벌 부문이 강화되면서 성과가 가시화됐다는 평이 나온다.
◇'소통과 화합'으로 조직 안정화 집중
작년 12월 손태승 행장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이광구 전임 행장이 채용비리 논란에 휘말려 갑작스레 사퇴한 탓이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주주총회에서 이 전 행장의 후임으로 손태승 당시 글로벌부문장을 택했다.
취임이 확정된 이후 그는 대외적으로 말을 아꼈다. 주총이 끝난 직후 소회를 묻는 질문에도 "감사할 따름이다"고 짧게 답한 게 전부였다. 실제 그의 성격도 침착하고 진중하게 상대방 얘기를 듣는 편이지만, 상황상 자신을 드러내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도 한몫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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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쇄신 차원에서 경영혁신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경영혁신부는 조직문화 혁신 관련 애로사항을 찾아내 개선하는 역할 등을 담당한다. 본래 태스크포스팀(TF)으로 운영하다 지난해 12월 공식 부서로 출범한 것이다. 직원들이 불편한 점을 얘기하면 관련 부서가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포털 내 소통 채널도 구축했다.
올해 들어서도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슬로건을 'Woori All Together, All New Woori'로 설정했다. 이광구 전 행장 시절 '강한 우리'를 표방한 것과는 결이 다르다. 손 행장은 신년사에서 "전 직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한다면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손 행장은 행내 특별방송에서 인사의 기본원칙과 방향을 전 직원에게 공개했다. 그는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등을 강조했다. 채용비리, '한일-상업 계파갈등' 등 과거의 논란을 불식시키고 직원들을 단결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적으로 말하다…주특기 '글로벌' 강화
다음달 취임 1주년을 맞는 손태승 행장은 말 대신 실적으로 답하고 있다. 특히 손 행장이 글로벌부문장과 부행장을 역임한 만큼 우리은행이 해외사업을 강화해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행장은 취임 첫 날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했는데, 글로벌 부문장 자리만큼은 한동안 겸할 만큼 해외사업을 중시했다. 우리은행 같은 관계자는 "(손 행장이) 영어도 잘 한다. IR 행사에 가면 직접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도 많다"며 "글로벌 부문에 감각도 있고 해외 사업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는 2014년부터 우리은행 글로벌 부문을 이끌며 해외사업을 확장해왔다. 2013년 말 기준 64곳이었던 우리은행 글로벌 네트워크는 지난해 25개국 281곳으로 늘어났다. 올 6월에는 현지 금융사인 '비전펀드 캄보디아(현 WB파이낸스)'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410개로 확장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글로벌 강자인 하나은행도 제치고 국내은행 가운데 최초로 해외네트워크 기준 글로벌 20위권에 진입했다.
앞서 손 행장은 2015년께 우리은행에서 처음으로 "동남아시아에 포커스를 맞춰 해외 진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동남아는 인구에 비해 신용카드와 통장 보급률이 현저히 낮은 등 금융 산업이 낙후돼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가 현지 영업 리테일을 파고들 것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전체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80% 이상은 아시아에 쏠려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부문 등 약진에 힘입어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번 3분기 우리은행은 작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조 90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은행부문만으로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을 넘어 고무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최근 우리은행이 다시 금융지주로 발돋움하고 있는 만큼 손 행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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