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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건설, 이마트 장안동부지 사업추진 여력은? 현금성자산 1500억 상회, 서울 민간부지개발 경험 부족 '부담'

김경태 기자공개 2018-11-05 13:16: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2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오랜 고민거리였던 서울 장안동 동부물류터미널 부지를 매각한 가운데, 매수자로 나선 중견 건설사 제일건설의 향후 사업 추진에 관심이 모아진다. 제일건설은 최근 주택사업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면서 현금이 충분해 부동산 매입과 사업자금 조달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서울권에서 대형 민간 부지 개발 경험이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과 인지도가 낮은 점이 사업 성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평 31위 중견건설사, 현금 1500억원 축적

제일건설은 1978년 광주광역시를 기반으로 유경열 회장이 창업한 곳이다. 현재 제일건설이라는 상호로 활동하는 법인의 전신은 유 회장의 장남 유재훈 제일건설 사장의 승계를 위해 만들어진 옛 ㈜풍경채다. 옛 제일건설은 2007년 시공부문을 분할해 풍경채에 넘겼고, 풍경채는 이듬해 상호를 제일건설로 바꿨다.

현 제일건설은 2012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다 이듬해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서며 폭발적인 외형 성장을 시작했다. 당시 인천 청라 제일풍경채 등 자체사업 현장에서 분양수입이 대거 흘러들어오면서 성장이 가능했다.

제일건설, 실적
△출처: 감사보고서, 기준: 2012년 별도·나머지 연결, 단위: 백만원·%

그 후 제일건설은 2014년과 2015년에 매출이 각각 3000억원, 5000억원을 웃돌았다. 2016년에는 1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매출은 1조1904억원으로 전년보다 16.4% 늘며 5년 연속 매출 신장을 이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908억원, 2274억원을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호실적 덕분에 곳간도 두둑해졌다. 제일건설의 현금성자산은 2009년 후 작년까지 8년 연속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433억원, 단기금융상품은 1508억원이다.

특수관계기업들까지 고려하면 보유 중인 현금은 더 많다. 제일건설의 종속사가 아닌 특수관계기업으로는 유 사장의 부인인 박현해 씨가 이끄는 제이제이건설이 있다. 제이제이건설도 분양사업을 바탕으로 중견건설사급 몸집을 갖고 있다.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3190억, 376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371억원이다. 작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8억원, 단기금융상품은 45억원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장안동 동부물류터미널 거래가는 공시가격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동산은 283-1, 284-1번지 두 필지로 이뤄져 있다. 공시지가는 각각 150, 480억원 수준이다. 제일건설이 두 필지 모두 매입한다면 약 650억원 안팎이 유력해 부동산 매입자금을 치르는 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일건설, 현금성자산
△출처: 감사보고서, 기준: 2012년 별도·나머지 연결, 단위: 백만원

◇민간부지 개발경험 부족 '부담', 서울 사업 확대 '분수령'

그간 제일건설이 추진해온 사업 방식은 다른 중견 건설사들과 다르지 않다. 공공기관에서 공동주택용지가 공급되면 입찰에 참여해 낙찰받아 사업을 해왔다. 공공에서 공급되는 토지는 대부분 공급가격과 공급 가구 수 등 대부분이 확정돼 있다. 중견 건설사는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분양가 정도를 결정해 사업을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민간 부지 개발사업은 차원이 다르다. 인·허가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더 많아 개발 추진이 어려운 편이다.

제일건설은 최근 사업 확대를 꾀하면서 서울 내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간 부지 개발은 사실상 처음이다. 작년 서울 항동지구에서 첫 분양사업을 진행했지만, 공공택지였다. 또 올해 성북구 동선2구역에서 수주한 것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개발사업이 제일건설의 주택분야 사업다각화에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는 올해 9월 서울 내 대규모 물류터미널부지를 대형 상업·유통·지원 복합시설로 개발한다는 제3차 물류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제일건설의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사업 계획이 늘어지거나 인근 주민들의 반대 등 변수가 생길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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