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9000억 빌려준 한국증권, 원금 회수 방안은 [코웨이 M&A]배당금, 이자 비용 수준...사실상 5% 주담대 'LTV 촉각'

민경문 기자공개 2018-11-12 14:21:34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7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웨이 인수금융 9000억원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웅진씽크빅이 코웨이에서 확보 가능한 배당금(500억원 안팎)은 이자를 갚기에도 팍팍한 수준이다. 코웨이 실적이 '급변'하지 않는 이상 22% 지분율로 배당금에 큰 기대를 걸긴 어려워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으로서도 5% 이자율에 베팅했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주가다. 한국투자증권이 거래를 검토했을 때만 해도 담보인정비율(LTV)은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본계약까지 체결한 지금 웅진씽크빅의 코웨이 지분 가치는 1조원대로 줄었다. 사실상 주식담보대출이나 다름없는 인수금융의 원금 회수도 그만큼 불안해졌다는 얘기다.

웅진씽크빅이 MBK의 코웨이 지분(22.17%) 매입에 필요한 자금은 1조 6849억원이다. 주당 10만 3000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 25%가 붙었다. 한국투자증권은 9267억원의 인수금융을 모아주기로 약속하며 조력자로 나섰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4000억원 CB까지 고려하면 한국투자증권이 책임지는 금액은 1조 3000억원이 넘는다.

시장의 이목은 웅진씽크빅의 차입금 상환 여력에 쏠린다. 작년 코웨이 배당금 총액은 2322억원이었다.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지분율 22%를 고려한 웅진씽크빅의 배당금 기대치는 500억원 안팎에 그친다. 이는 9000억원 인수금융(금리 5%)과 4000억원 CB(금리 1%)의 이자를 갚는데도 빠듯한 수준이다.
clip20181107095023

그렇다고 인수주체인 웅진씽크빅의 현금흐름에 의존하기도 어렵다. 웅진씽크빅의 작년 영업이익과 EBITDA는 각각 350억원, 500억원 정도다. 순이익은 270억원이었다. 그렇다고 매각할 만한 자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웅진씽크빅은 일단 코웨이 인수로 250%에 육박하게 될 부채비율 관리에 신경써야 할 처지다.

시장 관계자는 "코웨이 실적이 지금보다 훨씬 개선되지 않으면 원금을 갚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결국 이자 비용을 낮춰가면서 인수금융을 리파이낸싱(차환)하는 방안이 유일해 보인다"고 말했다. 웅진 측은 코웨이가 7~8%의 성장률을 유지하면 원리금 상환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한국투자증권으로선 원금 회수보다는 일단 연 5%의 이자 수익(약 500억원)에 승부를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간 인수금융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실적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주관사로서 9000억원을 책임지는 건 맞지만 셀다운(sell-down)을 통해 부담을 최소화하는 구조다.

문제는 주가다. 웅진그룹의 재인수 논의가 시작됐던 9월 초만 해도 코웨이 주가는 9만원대, 시총은 7조원에 가까웠다. 경영권 지분(22%) 가치만 1조 5000억원이 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140% 정도의 LTV를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 하지만 웅진그룹과의 본계약이 성사된 직후 주가는 6만원대로 추락했다.

시장 관계자는 "과연 지금 상황에도 한국투자증권이 거래를 강행할 만한 의지가 남아있는 지 궁금하다"며 "웅진씽크빅과의 담보비율 약정이 있다면 이미 트리거(trigger)가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상 주식담보대출로 볼 수 있는 차입구조인데 코웨이 지분을 팔아 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비상장도 아닌 상장사(웅진씽크빅)가 이정도의 레버리지를 일으켜 M&A를 시도한 것은 소액주주를 그만큼 무시한 처사"라며 "코웨이의 성과가 안 나오면 결국 웅진씽크빅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거래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 자기자본의 30%에 달하는 금액을 섣불리 빌려주진 않았을 것"이라며 "별도의 회수 방안을 마련해 놨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