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과감한 글로벌 청사진 '성과는 아직' [월드베스트 CJ 명암]④터키·베트남 등 '시행착오'…8000억 베팅 재무부담 해소 과제
노아름 기자공개 2018-11-19 10:01:00
[편집자주]
CJ그룹은 지난해 3번째 그룹 비전 '월드베스트 CJ'를 발표했다. 기존 '그레이트 CJ'를 넘어서 모든 사업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야 한다는 목표였다. 이후 다수의 M&A를 통해 해외로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비전 선포 1년여가 지난 현재 글로벌 CJ를 이끄는 주요 계열사들의 해외사업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5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는 2011년 7월 베트남 1위 사업자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후 베트남 시장은 CJ CGV가 정성들여 키워온 곳이자 현재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는 효자 사업장입니다. 베트남홀딩스 기업공개(IPO)를 결정한 이후 16개월의 긴 시간을 달려왔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 상장철회를 결정했지만 베트남 사업에 대한 확신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시장상황이 회복되고 수익성이 올라가는 시점에 상장을 재검토하겠습니다."황상묵 CJ CGV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일 3분기 영업실적 발표를 위해 개최한 기업설명회(IR)에서 베트남 시장을 바라보는 CJ CGV의 시각과 베트남홀딩스 IPO 철회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황 CFO의 발언에는 상장철회 소식에 실망한 투자자를 달래기 위한 사과의 메세지가 담겼지만 해외시장을 대하는 CJ CGV의 시각 또한 고스란히 드러났다.
7개국에서 총 481곳의 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CJ CGV는 2006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미국(2010년), 베트남(2011년), 미얀마(2014년), 인도네시아(2014년), 터키(2016년) 등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해왔다. 올 3분기 말 기준 CJ CGV가 운영하고 있는 스크린 수는 3558개에 달한다. 다만 글로벌 사업성과는 높았던 기대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터키 목표매출 절반만 도달…해외공략 성과는 '아직'
CJ그룹의 경영슬로건 '2030 월드베스트 CJ'를 고려하면 전세계를 무대로 사업장 확장에 나선 CJ CGV는 그룹사 입장에서 격려해주고 싶은 계열사로 꼽힐지 모른다. 하지만 해외 진출 10년을 훌쩍 넘긴 현재까지도 투자금 회수를 이뤄내지 못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부진 사업장은 터키다. 3년 전 CJ CGV가 마르스엔터테인먼트(이하 마르스엔터)를 인수해 단숨에 글로벌 영화사업자 순위 5위로 뛰어올랐지만 승자의 저주(Winnver's Curse)가 현실화되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시장 안팎에서 나온다.
실제로 CJ CGV는 계열사를 동원해 8000억원을 베팅해 터키 최대 영화관 체인사업자 마르스엔터를 인수했지만, 지난해 기준 목표로 했던 매출도달률과 영업이익도달률은 각각 51.6%, 38.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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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는 마르스엔터 인수 직후 향후 5년(2016~2020년) 간 해당 시장의 실적 목표치를 제시했다. 현지 시장점유율 42%의 1위 사업자를 품는 만큼 2020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000억원, 1000억원 이상씩으로 설정하는 등 과감한 청사진을 내놨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성과는 미미했다. 2016년 이후 CJ CGV는 목표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거둬들였다. CJ CGV 측은 정치변동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리라화 가치 하락 등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고 진단했다.
올 3분기 말 기준 CJ CGV의 터키 시장점유율은 48.9%로 전년 동기대비 소폭(1.6%p)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터키 전국 관람객 감소율(3.4%)보다 CJ CGV 터키 관람객 감소율(8.1%)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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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대금 마련 재무부담 가중, '우호적 환경' 조성 절실
2016년 4월 CJ CGV는 3019억원을 들여 마르스엔터 지분 38.12%를 인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계열사 CJ ENM 미디어부문(당시 CJ E&M)이 1000억원(지분율 12.7%)을 출자했다. 나머지 지분 61.9%는 메리츠증권,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해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FI가 총수익스왑(TRS)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하며 CJ CGV의 재무부담이 늘었다. TRS 계약은 CJ CGV가 원금 보장의무를 지고 있고 정해진 시점에 이자를 지급해야해 시장에서는 우발 채무로 여긴다. 신용평가사에서 파악하는 CJ CGV 지난해 TRS 손실은 513억원이며 올해도 예년수준의 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자체부담금 지출로 CJ CGV의 순차입 규모 또한 늘었다. 2015년 말 별도기준 3204억원이었던 CJ CGV 순차입금은 이듬해 6358억원으로 뛰어올라 올 3분기 말 현재 6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장·단기차입금을 비롯해 유동성장기부채가 급증한 데 따른 영향이다.
CJ CGV를 바라보는 자본시장의 시선도 달라졌다. 마르스엔터 인수 직후 신용평가사는 CJ CGV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재무구조 개선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등급상향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CJ CGV는 베트남홀딩스 IPO로 차입부담 감소를 꾀했지만 상장철회로 인해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베트남홀딩스의 모회사인 CJ CGV는 구주매출을 활용해 차입금 26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한편 시장에서는 향후 CJ CGV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않는다. 오는 4분기 이후 CJ CGV가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기대해볼만하다고 내다본다. 이외에도 지난 9월 이후 외화 계약이 달러에서 리라화로 변경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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