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 비서실장 '전성시대' 16일 인사 단행, 구현모·김인회 등 영전 눈길…이동인사 규모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8-11-16 17:06:31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6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16일 실시한 2019년 정기 임원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비서실장'들의 공을 치하하는 양상의 결과가 됐다는 점이다. 황창규 회장이 임기 만료 1년 여를 앞두고 자신을 보필해준 인사들에게 확실한 보상을 해준 모양새다.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5G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 외에 KT 내 최대 규모 조직이었던 커스터머(Customer)와 미디어사업본부를 합쳤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경쟁사가 인수·합병(M&A) 등 전략으로 위협하고 있는 인터넷TV(IPTV) 등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해당 사업부 역시 비서실장 출신이 맡게 됐다.
KT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Customer&Media부문을 맡은 인사는 구현모 사장이다. 경영기획부문을 맡고 있던 구 사장은 2007년 전략CFT그룹 전략1담당 상무대우를 맡아 임원진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KT에서 오랜 기간 재직해온 KT 토박이다.
구 사장은 황창규 회장이 2014년 1월 부임했을 때 첫 비서실장을 맡았다. 황 회장을 조력해 약 2년여 동안 비서실을 이끌었던 그는 2015년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지원총괄(현 경영기획) 부문으로 갔다. 이후 1년 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하고 그동안 경영기획부문을 이끌어왔다.
구 사장이 맡게 된 Customer&Media부문은 KT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부서로 볼 수 있다. 유무선 소비자 영업을 담당하는 Customer부문은 애초부터 가장 큰 사업부문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에 IPTV 부문을 전담하는 미디어부문까지 합쳐져 몸집을 더욱 키웠다.
KT는 Customer&Media부문을 신설하며 내부에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와 뉴미디어사업단을 신설했다. 경쟁사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 인수에 나서는 등 IPTV 부문을 위협하고 나서자 이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에서 해당 부문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커스터머부문은 소비자 영업을 담당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업 실적이 그동안 좋았고 IPTV 1등인 KT의 미디어 사업부까지 품었기 때문에 향후 상당히 좋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서실장이었던 구 사장을 황 회장이 그만큼 챙겨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 사장에게 사업부를 맡기면서 기존 Customer부문을 맡고 있던 김철수 부사장은 뒷선으로 물러났다. 김 부사장은 KT 토박이가 아닌 LG유플러스 출신이다. LG유플러스에서 부사장까지 올랐다가 2013년 9월 KT로 몸을 옮겼다. 이석채 회장이 직접 영입했던 인물이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이 소비자 영업과 IPTV 등 사업을 보다 공격적으로 하자는 의미에서 커스터머와 미디어를 합치고 구 사장에게 이를 맡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전처럼 소극적인 영업이 아닌 공격적인 영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자신을 보필해왔던 현 비서실장도 자리를 챙겼다. 이번 인사에서 유일하게 사장 자리에 오른 김인회 사장은 황 회장을 2년 동안 보필한 비서실장 출신이다. 김 사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카이스트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KT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왔다.
김 사장은 구 사장 뒤를 이어 경영기획부문을 맡게 됐다. 경영기획부문은 대관 등 부문을 전담하는 곳이어서 KT에서 상당한 힘을 가진 부서다. 경영기획부문은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그룹경영단까지 흡수하게 됐다. 그만큼 힘이 더 강해진 조직으로 재탄생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전무였던 박병삼 법무실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는 점도 주목된다. 황 회장은 국회의원을 향한 로비 의혹으로 지난해부터 경찰 수사를 받아왔고, 현재 검찰에서 해당 수사를 진행 중이다. 관련 수사는 큰 무리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실장이 이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승진 대상자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KT 임직원들은 향후 있을 임직원 이동 인사를 이제 주목하고 있다. 계열사로 전보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관심을 끈다. KT는 황 회장이 지난해 경찰 수사로 제대로 된 인사를 단행하지 못해 이번 인사를 크게 단행할 것이란 말이 많았다. 대규모 물갈이 이동 인사가 이뤄질 공산이 높다. 스카이라이프와 BC카드 등 외에 다른 계열사로 이동 발령이 날 경우 좌천 성향의 인사로 봐야 한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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