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금융 "인수여부 떠나 롯데손보·카드 실사 의향 있다" 인수 매력 낮아 관망..밸류에이션 등 전반적 스터디 필요성은 인정
이장준 기자/ 김선규 기자공개 2018-11-30 09:42:13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8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에 대해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들 지주사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중장기 성장 플랜을 갖고 있지만, 인수 매력이 낮다고 판단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카드와 손보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스터디 차원에서 데이터룸 실사 등에는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28일 신한지주 관계자는 "한 차례 검토는 마친 상태지만,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인수 매력은 사실 떨어지지만 매각 절차 초기 단계여서 인수 여부를 떠나 경영권 프리미엄이나 밸류에이션 등을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지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롯데손보와 롯데카드 인수에 대해) 지금 당장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식적인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롯데 측과 접촉한 사실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 역시 인수에 대해 적극적인 스탠스는 아니다.
이들 지주사의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는 롯데손보와 롯데카드가 업계 최하위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손보는 국내 10개 손해보험사 중 9위 수준에 불과한데다 자본 건전성도 취약하다. 롯데손보의 올 3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157.6%를 기록했다. 롯데카드도 2014년 이래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지난 2014년 2004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032억원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호실적을 내는 롯데캐피탈이 손보와 카드에 비해 좋은 매물이라고 판단하지만, 롯데에서 캐피탈을 내놓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신한지주는 앞선 M&A를 통해 몸집을 키운 상황이다. 올 들어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앞서 증권과 손보를 내주면서 KB금융지주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지만, 이번 인수로 리딩뱅크 지위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올 9월 말 기준 신한지주의 자산 457조 7098억원에 오렌지라이프의 자산 32조 3461억원을 더하면 KB지주를 넘게 된다.
복수의 신한지주 관계자는 "향후 롯데 금융계열사 M&A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카드 업황이 워낙 안 좋은데다 신한 카드가 업계 1등인 만큼 굳이 당장 사업을 확장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보 역시 인프라가 갖춰져야 할 수 있다"며 "신규 사업으로 진출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 투입이나 M&A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나지주는 앞서 국내보다는 해외에 초점을 맞춰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초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회장은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해외 금융사 M&A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기회되면 증권이든 보험이든 M&A를 추진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하나지주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 인수와 하나금융투자 증자를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 방안도 있는 만큼 매물의 가치를 판단하고 인수전에 뛰어들 예정 "이라며 "과거에 비해 자본 적정성이 견고해지면서 M&A를 통한 외형 확대에 눈을 돌릴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들 양사는 롯데 계열사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지만, 데이터룸이 열릴 경우 예비실사 등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신한과 하나지주 모두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보업 경쟁력이 약해 잠재매물에 대한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롯데손보에 대한 경영성과지표와 경영현황, 보험업 영업환경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예비실사에 참여하는 이유는 해당 매물을 인수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스터디 차원에서 각종 경영 지표 등을 들여다보는 경우도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신한을 비롯한 은행지주 모두 스터디한다는 생각으로 데이터룸 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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