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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구조조정(ARS), 기업 회생 트렌드 될까 구조조정·정상영업 병행 '메리트', 최대 채권자 입김 ‘여전’

진현우 기자공개 2018-12-03 09:31:18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ARS) 1호 기업인 다이나맥이 지난 28일 결국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법원은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3개월간 보류해 왔다. 다이나맥은 8월부터 다각도의 구조조정 방안을 모색했지만, 워크아웃(기업개선)보단 회생절차가 적합하다는 채권자들의 의견에 따라 회생절차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 주목받는 'ARS 프로그램'

ARS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채무자 회사가 최대 3개월 동안 채권자들과 자유롭게 구조조정 방안을 협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법원은 채무자 회사에 포괄적 금지명령까지만 내리고 회생절차 개시결정은 보류한다.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리는 건 채권자들이 회사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를 구축해 주기 위함이다.

사실 다이나맥이 구조조정 솔루션을 찾아 회생절차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더할 나위 없는 모범적인 선례였을 것이다. 하지만 회생업계는 다이나맥이 보여준 지난 3개월간의 행보가 ARS 프로그램 취지에 부합했다며, 향후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견 자동차부품업체인 다이나맥이 서울회생법원에 자율적 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을 신청한 건 지난 8월이다. 그동안은 법원의 열띤 홍보에도 불구하고, 선뜻 ARS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겠다며 나선 기업은 없었다.

다이나맥은 정상영업과 구조조정방안 협의를 동시에 진행했다. 보통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금융기관의 차입금 상환압박이 시작되고, 기존 상거래 업체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다이나맥은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아 채무액이 동결됐을 뿐, 회생절차에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회생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업가치가 감소한다'는 걱정도 할 필요가 없었다.

ARS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번 다이나맥은 총 세 차례의 회생절차협의회를 가졌고, 20여개 이상의 협력사들을 일일이 방문하며 회사 사정을 알렸다. 이에 협력사들은 9월부터 매출채권 결제를 어음이 아닌 전액 현금으로 변경하며 다이나맥의 노력에 화답했다. 다이나맥이 회생절차를 밟게 될 경우, 은행 거래가 중단된다는 점을 미리 알고 취한 선제적인 조치다.

직접 구조조정 방안을 짜기 위해 안간힘도 썼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의 1대 1 투자유치 서비스를 신청하고 사전회생계획안(P플랜)도 준비했다. 비록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투자자들이 회생절차가 적합할 것이란 판단으로 의사결정을 보류하면서 딜 성사 단계까진 이르지 못했다. P플랜 계획도 최대 채권자인 IBK기업은행을 설득하지 못해 중단됐다.

업계 정통한 관계자는 "다이나맥이 비록 회생절차에 입성했지만, ARS 프로그램이 아예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채권자들과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치며 회생절차를 사전에 준비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ARS 프로그램을 평가했다. 물론 최대 채권자의 동의가 구조조정방안의 성사 유무를 결정한다는 점은 다시 한번 명확해졌다.

◇ ARS 프로그램 활용 사례 늘어날 듯

향후 ARS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수는 늘어날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안정적으로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찌됐든 1호 ARS 기업인 다이나맥의 회생절차가 중요해졌다. 다이나맥이 성공적인 회생절차로 재기에 성공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평가와 함께 ARS 프로그램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레이크힐스용인CC를 운영하는 ㈜일송개발은 금일(29일) 법원의 ARS 프로그램 허가를 받아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한 달 보류됐다. ㈜일송개발이 2호 ARS 신청기업으로 어떤 계획과 방안을 들고 올지 벌써부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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