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아문디운용, 15년간 이어진 합작관계 굳건할까 [지배구조 분석] ②장기간 협업, 운용 노하우 전수…일부 회의론 불구 관계 지속 전망
이효범 기자공개 2018-12-05 10:23:15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과 아문디자산운용의 합작관계가 2003년부터 올해까지 15년간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 이같은 체제를 유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합작관계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성장세를 보이긴 했지만 그룹 운용 경쟁력 강화하려는 지주사의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사간에 장기간 이어져온 그룹 차원의 포괄적인 협력관계 고려할 때 현 체제에 변화를 주기는 쉽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국내 운용업계가 해외투자를 강화하는 추세여서 글로벌 운용사와의 동맹은 장기적으로 농협금융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적잖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통합자산운용시스템 '알토' 도입…해외펀드 출시 협업
NH-아문디자산운용은 자산운용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 2017년 통합자산운용시스템 ‘알토'(Alto)를 도입했다. 합작 파트너인 아문디자산운용의 운용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펀드 매니저가 특정 종목에 투자하기 전 포트폴리오 위험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아문디자산운용에서 파견된 운용, 마케팅, 리스크관리 등의 분야별 전문인력을 통해 위험관리 기법 등의 운용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룹차원의 자산운용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 중 하나로 아문디자산운용의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경쟁사 대비 성과, 포트폴리오 조정시 결과 예측, 펀드 정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운용시스템으로 당시 아문디자산운용에서 파견된 인력들이 도입을 주도했고, 일부 인력들은 지금도 남아서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문디자산운용과 협업으로 해외펀드 라인업도 강화해왔다. 대표적으로 '올셋글로벌실버에이지펀드(운용펀드 설정액 204억원)', '글로벌디스럽티브펀드(153억원)', '올셋글로벌후순위채펀드(615억원)' 등이 있다. 채권, 테마, 자산배분 펀드에 장점이 있는 아문디자산운용이 위탁운용 혹은 자문을 하는 형태다.
해외상품 개발시 자체 운용할 수 없을 경우 아문디자산운용에 유사한 상품이 있는지를 최우선적으로 검토하는게 원칙이다. 이는 선진 운용사의 상품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과정이다. 다만 아문디자산운용이 관련 상품을 갖고 있지 않을 경우에는 다른 해외 운용사를 발굴하기도 한다.
양사간의 협업은 지속돼 왔지만 지난 15년간 합작관계가 NH-아문디자산운용의 운용역량과 괄목할만한 성장을 담보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설립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국내 운용업계에서 뚜렷한 입지를 구축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NH-아문디자산운용이 큰폭으로 성장했던 시기는 지난 2015년 농협금융지주의 지원이 뒷받침 됐던 때다.
다만 NH-아문디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서서히 이름값을 높여가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10월말 기준 전체 운용자산은 34조3478억원이다. 이는 국내 전체 자산운용사의 1025조1564억원 가운데 3.3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작년말 기준 3%에서 0.35%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진 운용시스템 도입 등의 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운용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선진 운용기법과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필요한 부분"이라며 "국내에서 이같은 시스템을 도입한 운용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펀드 수익률 부진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theWM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NH-아문디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1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25.14%이다. 단순 비교 했을때 같은 기간 KB자산운용 -16.58%,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19.76%, 교보악사자산운용은 -18.36%, 하나UBS자산운용 -19.38% 등으로 나타났다.
NH-아문디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다른 운용사들과 비교해 운용자산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는게 내부적인 판단"이라며 "펀드 수익률이 하락했던 것은 대표상품인 레버리지펀드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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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관계 '명과 암'…아문디 수령 배당금 300억 육박
농협금융 내에서는 작년까지만 해도 NH-아문디자산운용을 두고 회의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2015년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운용자산을 대폭 늘렸지만 농협금융지주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평가였다. 합작사가 없다고 하더라도 운용사가 성장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또 아문디자산운용과의 합작관계가 농협금융을 중심으로 운용업을 키워나가는데 선택의 폭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가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NH-아문디자산운용의 지분을 처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합작 운용사 설립 당시 맺은 계약의 주식양도제한규정에 따라 아문디 측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사안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와 아문디의 지분은 6대4 비율인데 주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는 아문디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한때 그룹 내에 새로운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100% 자회사가 아니라는 점도 아쉬움 점이다. 지주 차원에서 NH-아문디자산운용의 성장을 지원하더라도 그 과실을 온전히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지주사는 NH-아문디자산운용이 실시하는 배당금의 70%에 대한 권리만 부여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영업보고서 상으로 처음 배당을 실시한 시기는 2009년이다. 당시 39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한 이후로 지난해까지 매년 결산배당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실시한 배당금 총액은 대략 835억원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아문디자산운용이 그동안 수령한 배당금은 3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아문디의 전신이었던 크레디아그리콜에셋매니지먼트(CAAM)의 출자금인 120억원의 두배를 웃도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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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합작관계가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운용사와 합작관계에 있는 국내 운용사의 경우 합작관계를 청산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경우는 많다"며 "삼성자산운용도 템플턴자산운용과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처럼 국내 운용사가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에서 합작사의 역할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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