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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마저…' KAI, A급 추락 시간 문제? [Rating Watch]3분기 재무제표 '한정 의견' 치명적, 수주·실적 불확실성 여전

김시목 기자공개 2018-12-13 13:39:56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1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년을 기다려 준 신용평가사마저 결국 칼을 빼들었다. 한국신용평가까지 한국항공우주(KAI)의 신용도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KAI의 AA급 반납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의 경우 KAI의 아웃룩을 조정한 지 이미 일년을 훌쩍 넘었다.

당장 KAI의 발목을 잡아온 회계 문제는 해결 기미가 안보인다. 3분기 재무제표에 '한정' 의견이 나오면서 KAI의 내부 회계 시스템에 대한 불신까지 생기고 있다. 무엇보다 회계 이슈가 실적과 직결되는 수주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일 KAI의 신용등급(AA-)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지난해 말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의 아웃룩 변경에도 굳건하던 한국신용평가가 결국 신용도 조정에 나서면서 KAI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배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지켜보자'는 기조를 접고 KAI 신용도에 손을 댄 건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 감사인의 '한정' 의견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 회계시스템 신뢰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KAI는 지난해부터 계속 방산비리 및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였다.

KAI의 회계 논란은 실적의 근간인 수주에도 고스란히 악재로 작용했다. 9월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대체(APT) 사업 수주 실패가 대표적이다. 2015년 10조원까지 치솟던 연간 신규 수주는 지난해 2조원 이하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3분기 기준 4000억원에 불과하다.

시장 관계자는 "2017년 방산비리 및 분식회계 의혹 관련 검찰수사 이후 수주활동이 크게 위축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KAI의 사업이 사실상 수주산업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단기적인 영업실적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KAI의 재무지표를 고려해도 이미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하향 트리거를 충족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 1000억원 미만 지속', '총차입금/EBITDA 3배 초과 지속' 등의 트리거는 지난해 이후 계속 충족되고 있다. 수익성 저하가 그대로 재무부담을 확대시키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4분기 실적이 포함된 연간 감사보고서 결과에 따라 신용평가사의 움직이 빨라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폭적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 KAI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40억원 수준이다.

다만 KAI는 연말 기체부품 관련 7600억원 가량의 신규 수주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군수 부문과 군정찰위성 관련 신규 수주를 기록하는 등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정부의 항공기 부문 예산이 2018년 3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증액되는 점도 호재란 입장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분식회계 논란이나 외부 감사인 '한정' 의견 등을 고려하면 회계처리가 더욱 보수적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4분기와 내년 초 수주 및 영업실적 하향세 등을 고려하면 시장의 눈높이를 채울 반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KAI 관계자는 "민수사업 약진을 바탕으로 4분기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수주 물량을 추가로 확보했다"며 "수주가 개선세를 보인 만큼 실적 역시 지난해 적자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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