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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코리아, 단순 수입대행…차종따라 실적 '널뛰기' [수입차 법인 분석]①북미 판매용 모델 공급, 매년 판매량 20~80% 급등락…지역별 딜러망 공백

방글아 기자공개 2018-12-19 10:01:19

[편집자주]

'수입차 제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입차의 가격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 정비망도 잘 갖춰지지 않아 차량 결함과 관련한 소비자 민원도 끊이질 않는다. 어떤 브랜드의 차량을 어떤 영업사원을 통해 사느냐에 따라 만족도는 천차만별이다. 이 같은 혼란은 촘촘하지 않은 수입차의 판매망과 정비망에서 비롯된다. 더벨이 수입차 국내 법인 및 판매·정비 네트워크를 집중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7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혼다코리아는 국내에 관계사 없이 혼다 차량을 수입·판매하는 단순 임포터 역할을 맡고 있다. 일본 혼다 본사도 별도의 한국 판매 정책을 갖추고 있지 않아 북미 판매용 인기 제품 일부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단촐한 사업구조다.

혼다코리아는 비슷한 규모의 국내 수입차 판매법인들과 달리 자체 할부 금융사가 없고, 딜러사 네트워크도 소기업 위주로 구성돼 있는 판매조직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판매 실적이 도입 차종의 인기에 따라 널뛰기하는 패턴을 보인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대비 55.2% 증가한 1만288대 판매를 기록했다. 2008년 1만2356대 판매 이후 두 번째 1만대 돌파다. 지난해 1월 선보인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흥행에 예상을 웃도는 대형 SUV 파일럿, 미니밴 오딧세이의 선방이 더해진 결과다.

한해 사이 판매량 1.5배 증가는 업계를 막론하고 보기 드문 상승폭이지만 혼다코리아에선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이다. 혼다코리아는 자동차 판매를 본격화한 2004년이래 판매대수가 해마다 적게는 20%대에서 많게는 80% 이상씩 고무줄 등락을 보이고 있다.

혼다가 국내에서 자동차 판매를 개시한 건 2003년 3월이다. 2001년 10월 혼다모터사이클코리아로 출범한 뒤 2004년 5월 어코드(북미용 인스파이어) 론칭을 앞두고 혼다코리아로 사명을 변경, 본격적으로 자동차 사업에 뛰어 들었다.

올해로 15년차를 맞았지만 아직 안정 국면에 도달하지 못한 모습이다. 연간 판매량이 큰폭으로 널뛰기하고 지역별 딜러망에도 구멍이 많다. 수도권 딜러가 서울 강남·서초·용산 외 인천 남동, 경기 수원 5곳에 있으며 지역에는 광주·대구·대전·부산에 1곳씩 갖추고 있다. 수입차 업계 판매 격전지 중 하나인 경기 분당에서도 딜러사 휴젠의 2013년 사실상 철회 이후 5년 간 공백 상태가 이어져 오고 있다.

혼다코리아 딜러십


이는 일본 혼다 본사가 이렇다 할 한국 시장 전략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과 관련 깊다. 혼다코리아는 혼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시차를 두고 국내에 론칭해 판매하는 단순한 수입대행이 사업의 주된 뼈대다. 현재 공식 판매 모델은 어코드(중형세단), HR-V(도심형 SUV), Civic(소형 세단), PILOT(대형 SUV), 오딧세이(미니밴) 등 5종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개발한 휘발유 모델들이다.

한국 자동차 소비자들은 연비 효율이 높은 대형 차량을 선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휘발유 차량 보단 연비가 높은 디젤차가 인기지만, 혼다코리아는 한-미 FTA에 기반한 가격 여건상 디젤차가 거의 팔리지 않는 미국에서 차량을 들여와 디젤 라인업이 전무하다. 혼다코리아가 디젤차를 판매하려면 유럽에서 수입해 와야 하는데 이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옵션이 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판매

이 같은 수요 전략 공백에 따라 2008년 일찍이 1만대 고지를 달성한 혼다코리아가 2010년들어 판매대수 3000~4000대에 머물러 왔다.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기반 완성차 업체들이 한국 소비자를 타깃, 디젤 차량으로 판매 점유율을 높여 오는 동안 혼다는 휘발유차를 고집해 오며 점유율을 내줬다.

혼다코리아는 2007년 4월 어코드·CR-V·레전드·시빅 단 4종만으로 35개월만에 1만대 판매를 기록해 수입차 업계 최단기간 1만대 돌파 기록을 세웠다. 이듬해에는 올 뉴 어코드를 선보인 뒤 13개월만에 그 2배를 달성해 업계의 높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04~2010년까지 혼다는 매년 베스트셀링 수입차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2011년부터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코드 하이브리드에서 나왔다. 혼다코리아가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전체 차량 1만299대 중 절반 이상(6755대)이 어코드 판매로 이뤄졌다. '디젤 게이트' 이후 하이브리드 차량 위주로 바뀐 소비 트렌드가 실적을 견인했다.

이 같은 판매 확대로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대비 48.5% 상승한 매출액 4152억1117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중 86.4%를 차지하는 매출원가와 추가 판관비를 떼고 나면 영업이익은 50억7337만원으로, 전년대비 80.7% 감소했다.

혼다코리아가 혼다 본사 등에 제공한 지급수수료(6억9959만→15억6371만원)와 판매촉진비(50억8086만→260억9088만원) 등이 크게 뛰면서 판관비 확대(89.4%)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혼다코리아는 연간 550억원 안팎의 상품매입비 외에도 판촉물 값으로 국내외 혼다 계열사에 5000만원 가량을 지불하고 있다.

혼다의 임포터 역할이 사실상 전부인 사업구조만큼 재무구조도 투자자산이 적은 단촐한 모습이다. 혼다코리아는 당장 사업 경영에 필요한 운전자산이 전체 자산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며, 유형자산비율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다코리아는 일본 본사가 지분 98.75%, 나머지 1.25%는 혼다코리아를 경영하는 정우영 대표이사가 쥐고 있다.

혼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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