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하나금융, 재무라인 쇄신에 '방점' 이승열·남궁원·이봉연 '삼두마차' 체제 구축…자본운용 전략도 변화 모색
김선규 기자공개 2019-01-04 10:56:26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2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가 교체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재무라인을 전면 '리뉴얼'했다. 그룹재무총괄(CFO)을 비롯해 재무라인을 대거 교체한 가운데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을 본부로 낮춰 경영기획그룹 아래로 편입했다. 3연임 2년 차에 접어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재무 및 자본 운용 전략에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임원인사에서 신임 그룹 재무총괄에 이승열 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장을 선임했다. 강창훈 자금시장그룹장과 이정욱 자금운용본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퇴임 명단에 포함됐다. 자금시장그룹은 본부로 격하됐고 경영기획그룹으로 편입됐다. 자금시장본부는 남궁원 본부장이 맡게 됐다. 하나은행 재무전략과 회계를 총괄하게 되는 경영관리본부장에서는 이봉연 하나금융지주 재무기획팀 부장이 선임됐다.
겸직체제였던 그룹재무총괄과 그룹전략총괄(CSO)도 분리됐다. 그룹전략은 안선종 상무가 총괄하게 됐다. 2016년 장경훈 부행장이 은행으로 이동한 이후 곽철승 전무가 CFO와 CSO를 겸직해오다가 2년 만에 다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교체보다는 승진이나 보직변경에 방점을 뒀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기존 임원들이 대거 유임되거나 성과가 좋았던 그룹을 중심으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재무라인에는 상당한 변화를 줬다. 자본 운용과 조달 부문에서 양대 축을 맡았던 곽철승 전무와 강창훈 전무가 퇴임했다. 곽 전무는 2015년부터 줄곧 그룹 안방살림을 맡으며 김정태 회장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재무라인의 변화는 사실상 세대교체 성격이 짙다"며 "곽 전무와 강 전무 모두 오랫동안 그룹 재무를 총괄해왔고,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보다 새 인물들의 인사를 위한 교통정리 차원에서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재무라인 교체로 하나금융지주의 자본운용 전략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재무통인 곽 전무가 CSO까지 겸임하면서 전체적인 사업 방향이 보수적으로 운영됐다. 특히 낮은 자본비율과 외화 조달 구조의 장기화, 안정적인 대출자산 운용을 통한 이익창출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김 회장이 올해 주요 경영과제로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 구축과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를 꼽은 만큼 그에 따른 자본운용 전략에도 변화를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개선된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을 토대로 비은행 자회사에 대한 자본확충 등을 통해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3분기 경영실적에 관한 컨퍼런스콜에서도 올해 재무 및 자본정책 변화를 암시했다. 곽철승 전무는 "충실한 자본적정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글로벌과 비은행부문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 중이며 자산운용과 보험 등 부문에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지주는 지난 3년간 자본비율 확대와 경상이익 개선에 힘쓰면서 기초체력을 다졌다"며 "앞으로 높아진 자본여력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관건이어서 자본운용과 배분에 초점을 맞춘 재무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을 본부로 격하하고 경영기획그룹으로 편입한 배경도 높아진 자본여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기존에 분리된 자본운용과 조달라인을 경영기획그룹으로 한데 묶어 '조달-운용-배분' 업무를 일원화했다.
여기에 주가 부양에도 상당히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준에서 순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9%대에 도달했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47배에 불과하다. 통상 은행주가 저평가되고 있지만, 하나지주는 유독 주가 약세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임 CFO인 이승열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 재무통으로 꼽힌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1년 외환은행으로 입행한 이후 줄곧 재무와 기획업무를 담당했다. 또한 2012년에는 IR팀장을 맡으면서 상당한 투자자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전부터 이승열, 이봉연 등은 재무라인 주축 멤버였다"며 "하나지주 경영 전반을 꿰뚫고 있어 그룹 내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이나 자원 배분 업무 등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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