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원태 사장, 내부직원 챙기기 '총력' [2019 승부수]첫 시무식 주재…조양호 회장 미국 출장, 오너일가 대표해 '내부 단속'
고설봉 기자공개 2019-01-04 08:49:01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3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오너일가 '갑질 사태'로 홍역을 치른 대한항공이 새해 첫날부터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올해 시무식을 주재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감사'와 '소통'을 키워드로 들고 나왔다. 직원들을 다독이고, 고객들에 대한 기업 이미지 제고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올해 사업계획 및 매출 목표 등 경영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을 대신해 조 사장이 시무식을 주재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각종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조 회장이 잠시 일선에서 물러나고, 조 사장이 전면에 나선 모습이다.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수사기관의 수사대상에 오르지 않은 조 사장이 키를 쥐고 회사 안팎 단속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2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시무식을 주재했다. 조 사장이 시무식을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직접 시무식을 챙겼다. 사업계획 및 매출 목표 등을 대내외에 알리며 조직을 다독였다.
그러나 올해는 조 사장이 전면에 나섰다.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및 면대약국 운영 혐의를 받는 조 회장이 전면에 나서 새해를 시작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란 후문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말 미국으로 출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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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대신해 시무식을 주재한 조 사장은 연초 대한항공을 둘러싼 여러 악재를 걷어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사업계획 및 매출 목표 등 경영 현안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직원들을 다독이는 데 시무식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더불어 고객들에 대한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신경쓰는 모습이다.
조 사장은 우선 직원들을 다독이며 신년사를 시작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지난 50년 동안 결코 쉽지 않은 도전과 성취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건 그 길을 함께 걸어주신 수많은 분들 덕분"이라며 "이제 회사는 우리 임직원에게 보답한다는 자세로 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기업 이미지 실추에 따른 직원들의 상실감에 대한 위로도 엿보인다. 지난해 오너일가 갑질 사태로 대한항공 내 오너일가에 대한 반발이 심해진 것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조양호 회장 퇴진' 등 일부 직원들의 요구와 이에 반대하는 직원들 사이에 발생한 번목 진화에도 신경쓰는 모습이다.
조 사장은 "임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눌 것이며 성과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하고 대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랑스러운 일터, 유연한 조직 문화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 사장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때 흔히 '손을 빌린다'는 말을 하는 것처럼 회사는 지난 50년간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준 '임직원들의 소중한 손'을 빌렸다"며 "그 손이 하나하나 모여 대한항공의 50주년이 빼곡히 채워졌다"고 말했다.
더불어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신경쓰는 모습이다. 조 사장은 "그렇게 변화된 대한항공을 바탕으로 우리가 보답해야 할 대상을 고객과 국민, 여러 관계기관과 협력업체로 함께 확장해 나아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조 사장이 연초 시무식에서 내부 단속에 집중할 수 있었던 배경은 안정화된 실적이다. 지난해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호실적을 달성했다. 사업적인 부분에서 안정화했기 때문에 보다 시급한 내부 결속을 다시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9조7256억원, 영업이익 6349억원, 순손실 57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2017년 동기 대비 8.24% 증가했다. 다만 원가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일부 줄었다. 이 추이대로라면 지난해 대한항공의 매출은 약 13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사업 환경이 나쁘지 않다. 대한항공은 대형항공사(FSC)로 장거리노선과 화물기 등의 안정된 수익구조를 갖췄다. 이 가운데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대로 떨어진 것도 대한항공의 수익성 제고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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