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보험금 민원 수용, 생보사 '빅3'만 저조 삼성·교보·한화생명 順 소극적…손보사 민원 건수 모두 수용 대비
조세훈 기자공개 2019-02-11 07:50:50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8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지급을 권고한 암보험 관련 민원 지급 수용에 가장 소극적인 보험사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빅3'인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생보사와 손해보험사가 지급 권고된 암보험 민원을 전원 수용한 것과는 상반된 태도다.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삼성생명이 암보험 관련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한 후 전 보험사에 해당 사례와 유사한 민원에 대한 지급 여부를 검토해 의견서를 내라고 지시했다. 재검토를 권고한 민원은 생보사 527건, 손보사 99건이다.
각 보험사는 금감원이 제시한 기준과 내부적 검토를 거쳐 지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30여 개의 판례와 2018년 9월 관련 민원에 대한 분조위 결정을 토대로 말기암 환자의 입원, 집중 항암치료 중 입원, 암수술 직후 입원은 보험사가 요양병원 입원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8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보험사별 암입원보험금 분쟁조정현황' 자료에 따르면 19개 생보사는 금감원으로부터 지급 여부를 검토하라고 제기된 527건의 암보험 민원 중 128건(24.3%)만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11개 손보사는 제기된 99원의 암보험 민원을 모두 수용하며 생보사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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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와 손보사의 수용률이 엇갈리는 데는 빅3 생보사의 소극적 수용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 가장 많은 재검토 지시를 받은 삼성생명은 지금까지 단 2건의 민원만 수용하기로 했다. 287건의 민원 중 2건으로 지급수용률은 0.7%에 그쳤다. 불수용은 87건(30.3%), 미회신은 198건(69%)이다.
다만 삼성생명은 이달 중으로 30여건의 민원을 추가로 수용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급요건에 미흡하지만 소비자 구제 차원에서 2월말까지 30명을 대상으로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며 "남은 부분은 추가로 검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암전문 주치의의 소견을 듣고 분쟁조정례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30건이 지급되면 삼성생명의 수용률은 11%로 높아진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지급수용률은 삼성생명보다는 높지만, 수용률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금감원이 지시한 82건 중 39건(47.6%)만을 수용하기로 했다. 불수용은 6건(7.4%), 미회신은 52.4%다. 교보생명은 수용과 불수용 건수가 엇비슷하다. 교보생명은 수용 21건(28%), 불수용 20건(26.7%), 미회신 34건(45.3%)이다.
빅3를 제외한 생보사는 대다수 지급 여부를 수용했다. 빅3를 제외한 생보사의 수용률은 86.7%로 크게 올라간다. 그 외 불수용 3건(3.6%), 미회신 8건(9.6%)을 기록했다. 불수용 결정은 빅3 생보사를 제외하면 오렌지라이프생명이 유일하다.
생보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말하는 기준이나 주치의의 소견 등을 두루 살펴보고 지급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다만 과도한 장기입원이나 직접 치료와 무관한 치료 등에 대해서는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암보험 민원의 쟁점은 요양병원 입원을 '암의 직접 치료'로 볼 수 있는지로 좁혀진다. 약관에는 '암의 직접 치료'를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기재돼 있는데, 어떤 치료가 암의 직접 치료인지 구체적이지 않아 분쟁이 생겼다.
예컨대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유방암 진단으로 종양 절제술 이후 유방암 재발을 막기 위해 항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지급 불가 판정을 내렸다.
오렌지라이프생명 관계자는 "관련 보험금 청구건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고려되는 사실관계가 모두 다르다"며 "세부 내용을 배제하고 단순히 암요양병원입원비에 대한 지급과 부지급여부 만으로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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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11개 손보사는 금감원이 지급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99건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지급건수가 23건으로 가장 많은 삼성화재를 비롯해 10건 이상인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현대해상, KB손보도 암입원보험금을 전부 지급키로 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소비자보호를 위해 금감원이 제시한 3가지 권고안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전부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빅3 생보사와 손보사의 입장 차이는 추후 손익 계산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와 손보사의 암보험 상품은 대체적으로 같다"면서도 "생보사에서 암보험을 훨씬 많이 취급하고 있어 지급 결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손보사가 전액 지급을 결정함에 따라 빅3 생보사의 고심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과 국회는 생보사가 조속한 시일내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빅3 생보사는 민원 건수와 현재 회사가 보유한 암보험 계약건수가 많다"며 "회사의 의사결정에 따라 추후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검토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지급 권고한 기준에 대해 담당 임원과 추가적으로 면담을 했다"며 "신속하게 검토해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회신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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