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물적분할...주총서 국민연금 찬성할까 [대우조선해양 M&A]국책은행 딜 안건 통과 무게, 반대표 행사땐 파장 예상
최은진 기자공개 2019-02-14 08:59:20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3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새주인으로 최종 결정된 가운데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남겨두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 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된다. 물적분할의 경우 주주들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중공업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고 있는만큼 무리없이 물적분할 안건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중공업 지분을 약 9% 가량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어떤 표결을 할 지 금융투자업계서는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 '물적분할' 주총 특별결의, 의결권 1/3 동의 필요
KDB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현대중공업을 최종 낙점했다. 삼성중공업이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레 현대중공업으로 가닥이 잡혔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3월 8일에 예정된 이사회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된 사항을 최종 의결하고 추가 행정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을 통해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조선합작법인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쪼갠다. 조선합작법인이 존속회사, 현대중공업이 신설회사다. '현대중공업지주-조선합작법인-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체제가 구축된다. 기존 현대중공업 주주들은 조선합작법인의 주주가 된다.
이후 조선합작법인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현물 출자를 하고 그 대가로 조선합작법인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선합작법인의 상환전환우선주와 보통주를 신규 발행해 지급한다. 대우조선해양을 넘기는 댓가로 산업은행은 조선합작법인 주식을 받으며 2대 주주 지위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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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주주들에게 물적분할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본계약 체결 후 이사회 결의를 하고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3월 중순께 정도로 예상된다. 이번 안건은 특별 결의 사안인만큼 참석주주의 2/3, 전체 의결권의 1/3 이상이 동의를 해야 가결된다.
다만 이번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중공업 지분 30.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의결권의 1/3을 확보하고 있다. 다른 주주들이 반대한다고 해도 특별결의 가결을 위한 조건이 이미 충족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선정된 만큼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사회를 열어 물적분할을 결의한 후 주주총회를 거쳐 주주들에게 동의를 구할 예정"이라며 "특별결의사항이라 참석주주의 2/3, 전체 의결권의 1/3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고 말했다.
◇ 국민연금 8.9% 보유...반대표 행사 부담될 듯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성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주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국민연금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현대중공업 지분을 8.93% 보유한 주요주주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예고하고 나선만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어떻게 판단할 지 금융투자업계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다른 기업의 표결에도 영향을 미칠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현대중공업의 기존주주 입장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 후 유상증자는 당장 주식수 증대로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시너지 등을 통해 중간지주사의 기업 가치를 올려야 하지만 이는 불확실하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주주가치에 초점을 맞출 경우 반대표를 던지는 게 유효한 의사결정일 수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전격적으로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딜(Deal)에 반대표를 던지는데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전 사례에서도 정부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고 일부 여론을 의식해 중립을 선택하기도 했다. 중립의 경우 표결에는 참여하나 찬성 또는 반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을 어떻게 바라볼 지, 꽤 흥미로운 관심사"라며 "주주가치 훼손에도 불구하고 반대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찬성 혹은 중립 의견을 던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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