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발포주 시장도 점령할까 ②공급 과잉 시장 돌파구 찾기…카스 성공신화, 필굿에도 통할까
전효점 기자공개 2019-02-15 08:06:14
[편집자주]
2019년 국내 주류업계는 거센 변화 흐름에 직면했다. 술자리 문화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넘쳐나면서 업체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주류업체들의 현 상황과 각사의 신사업 전략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3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스' 브랜드 파워에 의존해 매출 성장을 지속해오던 오비맥주가 올해 발포주 '필굿'을 출시하면서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 맥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맥주 유통과 수제맥주 사업에 나선데 이어 '발포주' 신시장 개척에도 뛰어들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오비맥주는 카스를 앞세워 2012년 하이트진로로부터 시장점유율 1위를 빼앗아온 후 격차를 점차 벌려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각 사 수입맥주 유통분 제외)와 수입맥주 점유율은 각각 55%, 25%, 5%, 15% 수준으로 추산됐다.
카스가 국내 맥주 1위 지위를 공고히 다졌지만, 절대적인 출하량이 성장세에 있는 것은 아니다. 수입맥주나 수제맥주 등 대체제 공급 역시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2017년 수입맥주는 2016년 대비 중량기준 50%, 금액기준 45% 증가했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까지 확대됐고 출하량은 33만㎘까지 성장했다. 소규모 수제 맥주 공급도 가파르게 늘면서 국내 맥주시장 경쟁이 한층 심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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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브랜드 강화…수입 맥주 라인업 확대·수출로 성장 도모
오비맥주는 이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카스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면서 시장점유율 수성에 나섰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 브랜드 파워에 기대 성장세를 이어올 수 있었다"면서 "지난해에도 미니캔, 메가사이즈 캔 등 카스 브랜드를 활용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매출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하이트진로나 롯데칠성음료의 부진과 대조적으로 오비맥주는 출하량 120만㎘ 내외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오비맥주는 동시에 수입맥주 유통과 수제맥주, 맥주 수출 확대에도 힘을 실었다. 국내 브랜드 매출 자체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단일 브랜드 전략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에서 카스를 제외한 주류 브랜드(카프리, 오비프리미엄)와 수입맥주 유통, 맥주 수출 매출 비중은 20%까지 확대됐다.
우선 오비맥주는 늘어난 수입 맥주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 라인업을 점차 늘리면서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왔다. 회사는 현재 광주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버드와이저와 호가든(병) 등을 비롯해 스텔라아르투아, 레페, 하얼빈 등 총 19종의 글로벌 맥주 브랜드를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는 버드와이저, 호가든, 스텔라, 코로나 등 4개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인지도를 각인시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맥주 수출을 확대하는 데도 주력했다. 오비맥주는 홍콩 외에도 일본, 싱가포르, 미국, 몽골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 30여 종의 다양한 맥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는 국내 맥주 수출량의 80%에 해당한다. 모회사 AB인베브(세계 1위 맥주제조업체)의 호가든, 버드와이저의 아시아 시장 물량, 홍콩 1위 맥주 '블루걸' 등의 생산을 전담하면서 수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일본 등의 국가에는 제조자개발설계방식(ODM)으로 맥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 매출 성장률은 2017년 대비 약 10% 늘었다.
하지만 수출이 오비맥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5%에 불과하다. 2017년 기준 오비맥주의 주세 포함 국내 매출은 2조7875억원에 이르는 데 반해, 해외 지역 매출은 1644억원에 그친다. 신성장 동력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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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수제맥주 진출 이어 발포주 시장 '도전장'
2016년부터는 수제 맥주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사업군 보완에 나섰다. 자회사 제트엑스벤처스(ZX벤처스)를 설립, 미국 수제맥주 브랜드 '구스 아일랜드'를 수입해 판매해왔다. 같은 해 12월에는 서울 강남역에 구스아일랜드 펍을 열면서 관련 프랜차이즈 사업도 본격화했다. 뒤이어 지난해 3월에는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인 '더 핸드앤몰트 브루잉 컴퍼니'(핸드앤몰트)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자회사 ZX벤처스는 빠른 속도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아직 투자 단계다. 2017년 매출액은 4억4000만원, 당기손손실은 2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액 1억8000만원, 당기순손실 9억2000만원에 비해 매출은 144% 성장했고 손실폭은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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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는 최근 가파르게 부상하는 발포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하이트진로가 한발 앞선 2016년 맥아비율을 낮춘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빠른 속도로 확대해왔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500억원 규모 필라이트 매출을 올렸다. 발포주 시장에 관심이 없던 오비맥주도 올해부터 필굿을 출시하면서 발포주 시장 개척에 동참했다. 필굿은 오비맥주 이천 공장에서 355㎖·500㎖ 캔 2종으로 생산되며, 이달부터 대형마트에서 12캔당 1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필굿 신제품은 회사의 신성장 동력이 되는 것과 동시에 국내 발포주 시장 규모를 키우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필굿 출시로 발포주 전체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또 주세법 개정이 이뤄지면 시장의 관심이 수입 맥주가 아닌 국산 맥주와 발포주로 이동하게 되면 생산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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