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삼성 이사회에 비상근으로 참여… 이유는? 삼성 측은 사내이사…고한승 리더십 신뢰해 경영 관여 최소화 의미
강인효 기자공개 2019-02-15 08:25:04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5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의 공동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양사는 이사회를 3대 3 동수로 두기로 하고 바이오젠 측 이사 2인을 신규로 선임하기로 했다.바이오젠측 이사진은 기타비상무이사로 비상근직으로 하기로 했다. 이사회에 참여하고 의사결정 과정엔 참여하지만 기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영 구조엔 최소한의 간섭을 하겠다는 의미다. 고한승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 더해졌다는 평가다.
이번에 합류한 바이오젠 측 인물 중 1명이 바이오 사업 부문 총책임자인 것을 볼 때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사업적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를 삼성과 바이오젠 3대3 동수로 구성하기로 하고 이사회 구성을 새로 했다.
로저 이안 아놀드 헨쇼 바이오젠 바이오시밀러 부문 상무와 케반 로렌스 맥고번 바이오젠 재무 부문 디렉터는 작년 11월 20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회사 측은 전분기에 임원 변동이 발생할 경우 해당 분기 종료 후 2개월 이내 공시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지난 13일 관련 내용을 공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작년 6월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공동 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연구개발(R&D)을 위해 지난 2012년 2월 바이오젠과 합작 형태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웠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5%, 바이오젠이 15%의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은 합작 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52%를 갖지 않으면 누구도 이사회 결정권을 가질 수 없는 것으로 합의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동수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사회를 구성할 것으로 약속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로 작년 11월 7일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50%-1주를 획득하면서 콜옵션 주식 양수도 절차는 최종적으로 종결됐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합의에 따라 이사회를 동수로 구성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사회에는 회사 설립 때부터 바이오젠 측 인사 1명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있었다. 존 길버트 콕스 바이오젠 아이덱 부사장이 2012년부터 2016년 7월까지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냈다. 이어 미쉘보나 초스 바이오젠 부사장이 선임됐고, 그는 1년간 기타비상무이사를 지냈다. 초스 부사장은 후에 바이오젠 CEO(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초스 CEO 후임으로 폴 매킨지 바이오젠 운영 및 기술 부문 부사장이 2017년 9월 선임됐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사회에 바이오젠 측 인사는 매킨지 부사장과 작년 11월 새로 선임된 헨쇼 상무, 맥고번 디렉터 등 기타비상무이사 3명이다.
삼성측 이사진은 고한승 대표, 양철보 사내이사(경영지원실장), 최창훈 사내이사(개발본부장) 등 3명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정관으로 3인 이상 6인 이하의 이사와 1인 이상의 감사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삼성측 임원들은 모두 사내이사인 반면 바이오젠 측 이사진은 기타비상무이사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와 특수 관계인이면서 경영에 적극 관여하지만 비상근인 임원을 뜻한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특징을 모두 갖는다. 바이오젠 이사진이 기타비상무이사란 점은 삼성에 비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경영 관여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뜻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도 이사회 구성의 변동으로 회사의 경영 활동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사내이사 3인 모두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측 인물인 데다, 고한승 대표가 회사 설립 때부터 7년째 대표를 맡아오며 강한 리더십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바이오젠 측 이사들은 회사 경영 현황 등을 보고받으면서 경영권을 행사하지만 비상근으로 근무하게 된다"라면서 "경영상 중요한 판단은 주주사 간 합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바이오젠 측이 자사의 운영 및 기술 부문 최고 임원에 이어 바이오시밀러 사업 부문 총괄 임원을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사회에 배치한 것으로 볼 때 양사 간 사업 협력 시너지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유럽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생산 및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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