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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車 관세에 쏠린 눈…계열 신용도 좌우 [현대차그룹 신용 불안]최악 시나리오시 등급 하향 가능성 높아…경쟁국가만 세금 부과 '최상'

양정우 기자공개 2019-02-25 16:05:27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신용도를 짚어온 크레딧업계가 '미국발(發) 자동차 관세'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입을 타격을 두고 시나리오 분석에 한창이다. 신용평가업계는 그룹 계열의 등급 전망을 이미 부정적으로 바꿨지만 관세가 현실화되면 레이팅 액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두 완성차 계열이 관세 이슈에 흔들릴 경우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발 관세에 따른 위기의 조짐은 지난해 중반부터 불거져 왔다. 미국 상무부가 수입산 자동차(완성차) 및 부품에 대해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미국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국 안보라는 광범위한 명목으로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지난 17일 미국 관세 보고서가 백악관에 제출되면서 관세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합산)의 글로벌 생산량 가운데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10% 안팎에 달한다. 지난 2017년 기준 미국 수출 물량은 글로벌 생산량(607만2000대)의 9.8%(59만4000대)로 집계됐다. 사드 이슈 이후 중국 시장에서 부진이 지속되면서 미국 시장의 무게감이 점차 커지는 시점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한국 수입차나 부품에 대해 관세 25%를 부과하는 상황이다. 한국산 완성차는 전반적으로 차량 가격이 상승해 수요가 큰 폭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연간 50만 대 이상의 완성차에 관세가 붙으면 현대차그룹의 외형 축소와 수익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타격을 받으면 국내 자동차 생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국가에 멕시코가 포함되면 기아자동차의 부담이 한층 가중된다.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매년 급격히 증가(2017년 10만6000대→지난해 14만7000대)하고 있다. 이들 물량까지 관세가 붙는 건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과 멕시코에 모두 관세를 부과되는 경우가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발 관세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만일 한국산 차량에 관세가 부과되면 제한 조치를 피할 수 있는 국가로 생산 물량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모두 미국 공장의 가동률이 90%를 넘지 않기에 현지 증산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생산 모델 조정과 라인 변경이 뒤따라야 한다. 얼마나 긴밀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느냐가 타격 최소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2위 시장인 미국의 관세 이슈는 현대차그룹의 신용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한국산 완성차에 관세가 부과되면 매월 판매 실적을 확인하면서 등급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두 완성차 계열이 신속한 대응으로 시장점유율을 지켜낼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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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자동차 관세 이슈엔 최상의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한국과 멕시코가 관세 대상에서 비껴가는 동시에 일본과 유럽 등 경쟁 국가에만 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이다. 오히려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관세 이슈에서 벗어나면 미국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다. 지난해 1분기 6.7%였던 점유율이 4분기 7.2%로 개선됐다. 상반기 재고 감축에 나서면서 재고 수준도 안정화된 상태다.

지난해 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자동차(AAA)와 기아자동차(AA+)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그간 아웃룩 조정을 미뤄온 나이스신용평가까지 등급 전망에 부정적 꼬리표를 붙였다. 지난해 현대차(차량부문 EBITDA 마진 8% 미만, EBITDA/금융비용+CAPEX 1.3배 이하 등)와 기아차(EBITDA마진 6% 미만, EBITDA/금융비용+CAPEX 1.3배 이하 등)의 주요 지표는 각종 등급하향 트리거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두 완성차 계열이 흔들리면 다른 계열사도 크레딧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핵심 계열사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지원 가능성이 반영돼 있거나 실적 자체가 그룹 계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위아(AA-)의 신용등급이 하락한 데 이어 현대캐피탈(AA+)과 현대카드(AA+)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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