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조 vs 8조, 포스코 주총 '이익잉여금' 논쟁 과다보유 주장에 '대차대조표' 원리 설명하며 응수…'재무통' 최정우 회장 소통 리더십
구태우 기자공개 2019-03-18 08:56:52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5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와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익잉여금을 과다 보유했다는 주주의 이견에 재무제표의 대차대조표를 예로 들면서 설명했다. 포스코 양대 노조의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회장의 이 같은 모습에 주주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포스코는 15일 오전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51기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했다. 포스코는 이날 주주총회에 2018년 재무제표와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총 6건의 안건을 올렸다. 노조와 일부 주주의 이견이 있었지만,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날 주주총회의 관심사는 최 회장에게로 쏠렸다. 올해 취임 두번째 해를 맞은 데다, 수요산업의 부진에도 포스코는 8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대를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양대 노조(한국노총 포스코노조·민주노총 포스코지회)도 지난해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 올해로 두 돌 째다. 때문에 주주는 물론 노조의 관심이 최 회장에게 쏠렸다.
이날 주주총회는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1호 안건(재무제표 승인의 건)부터 주주의 이의가 제기됐다. 포스코노조는 포스코가 이익잉여금을 과다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포스코의 이익잉여금은 44조2160억원이다. 최 회장은 "대차대조표의 차변에는 현금, 설비, 고정자산이 있고 대변에는 부채와 자본이 있다"며 "이익잉여금은 설비, 투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포스코의 남은 돈은 적게는 8조원"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대우의 기획재무본부장(2014년 3월 ~ 2015년 7월),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2017년 3월 ~ 2018년 2월)을 역임한 그룹 내 '재무통'이다. 최 회장이 이익잉여금의 현금 액수까지 공개하면서, 1호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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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노조는 안동일 전 포스코 광양제철소장(현 현대제철 사장)의 현대제철 이직과 포스코의 임원수를 지적했다. 최 회장은 노조의 지적에도 비교적 명쾌하게 답변했다. 최 회장은 "임원 비중은 0.42%로 타기업과 비교해 많지 않다"며 "(안 전 광양제철소장의 이직은) 현대제철 제철소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고, 대승적 차원에서 현대차그룹의 요청을 양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최 회장은 "영업비밀이 유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즉각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포스코 노경협의회 관계자, 포스코지회, 소액주주 이후용씨 등이 안건에 이의를 제기하고, 질의했다. 강성 성향의 포스코지회 한대정 지회장은 포스코 주식 50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 지회장은 사외이사 3명(김신배·정문기·박희재)이 경영진을 견제하기 역부족이라며 반대했다. 최 회장은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에 (자신은) 들어가 있지 않고, (사외이사도) 경영진이 선임하는 게 아니다"며 "사외이사 선임 절차는 모범적이고 독립된 절차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날 주주와 노조의 질의에 모두 답변했다. 최 회장은 주주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포스코의 주식 2주를 보유한 소액주주 이후용씨는 주주총회 직후 기자와 만나 "주주총회 분위기와 20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최 회장이) 질문에 성의있게 답하는 모습이 좋았고, 철강업이 어렵지만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 상정된 6건의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포스코 장인화 사장, 전중선 부사장, 김학동 부사장, 정탁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정문기 성균관대 교수, 김신배 SK그룹 전 부회장이 사외이사로 재선임됐고, 박희재 서울대 교수가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정 교수가 감사위원을 연임하게 됐다. 정관 변경에 따라 전자투표제도 도입 및 시행한다. 기존에는 포스코의 주주여야 대리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주주가 아니어도 대리인으로 지정,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최정우 체제' 두 해 째를 맞은 포스코는 신 사업과 실적도 안착화되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4조9777억원, 영업이익 5조5425억원을 달성했다. 2011년(5조4081억원) 이후 8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을 재차 돌파했다. 올해는 연결 기준 매출 66조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1조3223억원 높게 잡았다. 포스코는 올해 철강부문에서 고부가 가치 제품(WTP) 판매를 늘리고,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해외 철강부문의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포스코대우는 신시장에서 철강 수요를 확대하고, LNG 및 곡물 트레이딩 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포스코켐텍은 2차 전지 소재인 양극재 생산기반을 확대, 생산 부문의 해외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2022년까지 7만4000톤의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위드 포스코(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 시민)' 경영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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