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號' 신금투, '고객 바로알기' 나선다 '고객 교류' 최우선 가치로 내세워…WM전략 변화 가능성
서정은 기자공개 2019-03-20 14:00:00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9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 내정자가 자산관리(WM) 사업 핵심 화두로 '고객 바로알기'를 내세웠다. 고객에 대한 이해 없이 일방적으로 상품이나 WM 서비스를 제공하던 영업 관행과 결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객과의 교류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NH투자증권의 '과정가치' 평가 체계 도입과도 일맥상통한다.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병철 내정자는 최근 있었던 업무보고 자리에서 "WM 사업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고객들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객들을 바로 알기 위한) 계획들을 마련하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말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뒤 업무 파악 및 인수인계를 통해 회사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취임을 앞두고 회사의 사업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꺼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내주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그의 발언은 그동안 WM 관련 분야에 몸담으며 느꼈던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그는 2012년 신한금융투자로 옮긴 뒤 S&T그룹 부사장과 신한금융그룹 GMS 부문장을 거쳤다. S&T그룹에서는 투자유망 자산을 리테일에 제공하고, 리테일을 통해 들어온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높이는 비즈니스를 지휘해왔다. 당시 리테일 상품을 발굴하면서 고객에 대한 이해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후문이다.
그가 언급한 '고객 바로알기'에는 보유 자산, 재무상황, 포트폴리오, 수익률 등 정량적인 지표 뿐 아니라 고객 성향, 관심사, 중장기 자금계획 등 정성적인 부분까지 포함돼있다.그동안에는 고객들에 대해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영업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고객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도를 바탕으로 WM 사업을 전개해야한다는 취지다.
쉽게 말하면 신한금융투자에 1억원 미만의 자산을 예치한 고객에게 영업점에서는 공모펀드 위주로 세일즈를 해왔다. 하지만 고객과의 교류를 자주 할 경우 투자 성향, 상품 현황 뿐 아니라 향후 은퇴나 자금운용 계획, 전체 자산현황 등 세부적인 정보를 토대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과 얼마나 심도있는 소통을 해왔느냐에 따라 영업점 직원이 제안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천지차이가 되지 않겠느냐"며 "이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영업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 또한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NH투자증권의 KPI 폐지 실험과도 궤를 같이 한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점 직원들의 성과 평가를 KPI 대신 '과정가치'를 통해 진행키로 했다. 고객을 얼마나 유치했고 수익을 냈는지가 아니라, 그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고객들을 WM사업의 중심에 놓겠다는 뜻이다. 네트워크를 무기삼아 IB 사업을 키워왔던 정영채 대표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발언이 신한금융투자가 KPI를 없애는 촉매제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발언의 강도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평가 지표가 과정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는데 힘이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김 내정자 또한 IB 사업에 몸담았던 경험이 있는 만큼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라며 "NH투자증권에 이어 신한금융투자까지 '과정' 중심의 평가체계를 도입한다면 전체 증권사의 WM 사업 방향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아직 김 내정자가 공식 임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시 사항은 아닐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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