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봉 손 뗀 정성립 사장 '굿나잇 앤 굿럭' 주주총회서 임기 마치고 하선, M&A·자구안 실행 등 정상화 험로
구태우 기자공개 2019-04-02 09:02:54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9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 코멘트, 회사는 잘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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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서울사무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18년 재무제표 승인과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총 5간의 안건을 올렸다. 단 한 건의 이의도 나오지 않으면서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주주총회는 20여분 만에 끝났다. 이날 주주총회는 지난 25일 열린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와 극명하게 대비됐다.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는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노동조합의 반발로 난항을 거듭했다. KDB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넘기기로 하고, 이번 계약을 추진했다. 주주의 반발로 이번 계약의 판도를 바꿀 수 없는 점이 반영된 듯 했다.
정 사장도 이날 덤덤한 듯 준비했던 모두발언을 읽어 내려갔다. 정 사장은 △비용 절감 △생산성 혁신 △기술 혁신 △인적 자원 회복 등 4가지를 경영 방침으로 내세웠다. 정 사장은 "주주 여러분의 많은 도움과 희생 덕분에 경영 정상화의 결실을 봤다"며 "경영이 완전하게 정상화될 때까지 모든 임직원은 수많은 과제를 해결하고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사장은 "끊임없는 관심에 감사하고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사장의 모두발언과 끝인사는 희망으로 가득찼다.
대우조선해양을 떠나는 정 사장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4번의 연임 끝에 대우조선해양에서 하선했다. 향후 거취는 정하지 않았다. 이날 취재진은 향후 거취를 여러 차례 물었지만 정 사장은 미소로 답했다. 정 사장은 1976년 대우조선공업에 입사해 반 평생 이상을 조선사에서 근무했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을 이끌 적임자로 보고 정 사장을 데려왔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어렵던 2015년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2조26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후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그러다 2017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9조6443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248억원, 3200억원이다. 정 사장은 구조조정과 경영 정상화라는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 대우조선해양을 떠나게 됐다. 평소 조선업 '빅2' 체제를 강조했는데 현대중공업 인수가 임박하면서 현실화되고 있다. 조선업계는 대우조선해양이 정상화 목전에서 현대중공업에 매각된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대우조선해양이 직면한 현실은 정 사장의 말처럼 희망적이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달 1일부터 현대중공업의 실사를 받는다. 경쟁사인 현대중공업이 요구하는 자료를 모조리 전달해야 한다. 향후 인수 절차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후 대대적인 개편도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일본·중국·EU 등 경쟁국의 기업결함 심사를 넘어야 하는 관문도 남았다. 제 3국이 양사의 결합을 거부할 경우 이번 계약은 위기를 맞게 된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의 사기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우조선해양은 자구안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임금 등 근로조건이 저하됐다. 지난 3년 동안 인력 규모가 30%가량 축소됐다. 급여가 낮아져 직원들의 연봉 앞자리가 바뀌었다. 구조조정 끝에 경영 정상화를 앞두고 있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이날 주주총회 직후 직원들은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번 계약과 관련한 자조적인 하소연도 있었다. 신상기 대우조선해양 노조 위원장은 "이번 매각 자체가 직원과 주주가 원하는 방향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며 "경영정상화가 되어가는 마당에 매각을 하는 건 맞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이성근 신임 사장과 최용석 지원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임명했다. 정영기 홍익대 교수, 윤태석 연세대 교수, 조대승 부산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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