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한계 느꼈나…바이오에 꽂힌 대기업들 [바이오 테마주 분석]④포스코·OCI 등 후발주자 주목…계열사와 시너지에 오너 의지 관건
민경문 기자공개 2019-04-02 08:17:05
[편집자주]
바이오가 또 다시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다. 밸류에이션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비(非) 바이오 업체'들이 너도나도 바이오 관련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투자도 있지만 단순히 주가를 띄우기 위한 의사결정도 부지기수다. 자칫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진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1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는 더이상 코스닥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내 대기업들도 바이오 사업에 하나둘씩 '숟가락'을 얹고 있다. '본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블루오션'을 더이상 외면해선 안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한 몫했다. 구글·애플 등 해외 글로벌 기업도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철강 화학 화장품 등 분야도 다양하다. 화학이나 화장품 분야는 일부 바이오산업과 연관이 깊다. 하지만 대부분 케이스는 신시장에 진출하려는 의미가 크다. 단시일내에 승부가 어려운 바이오 산업의 특성 상 장기간 투자에 대한 오너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한발 뺀 대부분 대기업들은 오너가 더 이상 투자를 용인하지 않았던 영향이 크다.
대기업의 바이오 산업 진출의 대표 사례 중 하나는 포스코다. 국내 대표 철강회사가 신약 개발에 나섰다는 점만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시작한 바이오 사업이지만 최정우 회장도 바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철강업의 과잉설비로 예전과 같은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꾸준히 내비쳐왔던 최 회장이었다.
사업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포스텍과의 산학연협력실에서 이를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 벤처밸리추진단 등이 속한 산학연협력실은 박성진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끌고 있다. 포스텍의 경우 바이오기업 제넥신, 포항시와 손잡고 포스텍생명공학연구센터에 '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센터(BOIC)'를 만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CJ의 경우 CJ헬스케어 매각으로 제약업을 포기했다. 하지만 '바이오'투자는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30년까지 글로벌 바이오 기업 1위가 목표다. 특히 바이오식품, 생물농업 등 미생물과 식물을 기반으로 하는 그린 바이오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벤처기업인 고바이오랩에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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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도 바이오 사업 진출로 눈길을 끌고 있다. '본업'인 태양광 사업 부진에 따른 급조된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대웅제약 연구소장 출신의 최수진 박사 영입으로 그 진정성을 평가받는 분위기다. 지난해 부광약품과 합작사를 설립하더니 최근에는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중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의 사업 확장에는 삼성, SK 등 바이오 원년멤버들의 성공 이력도 한몫했다. 시총 21조원이 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뚜렷한 지위를 확보했다. SK바이오팜도 설립 27년만에 수면장애 신약이 FDA 승인을 받았고 거래소 상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물론 실패 사례가 없는 건 아니다. 2002년 아이와이피엔에프를 인수하며 출범된 롯데제약은 진입 장벽의 한계를 느끼며 롯데제과에 흡수합병됐다. 한화케미칼은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보유중인 드림파마 지분 100%를 미국 알보젠에 처분했으며 2016년에는 오송 바이오공장을 바이넥스에 매각해 바이오 사업과 결별했다.
한화는 바이오사업부 자체를 매각하기도 했다. 한화 바이오 사업부 인력이 2016년 설립한 회사가 에이비엘바이오다. 작년 상장한 에이비엘바이오의 시가총액은 1조 5000억원을 넘는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태평양제약의 의약품 사업을 한독에 매각하며 백기 투항한 바 있다.
바이오 산업에서 성공한 회사와 실패한 사례를 가르는 잣대는 오너의 결단이다. 27년간 기다려준 오너와 10년을 기다리지 못한 오너의 차이가 바이오 산업의 성패를 가르고 있다. 새로 바이오 산업에 진출하는 대기업들도 오너 혹은 최고 경영진의 지속적인 의지와 투자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우 비(非) 바이오 코스닥 기업처럼 단순히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룹 전반의 평판 유지 차원에서라도 '본업'과의 시너지를 최대한 도모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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