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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 자국통화 채권 호황에도 실적 '제로' 스위스프랑채, 글로벌 시장선 1위…한국지점만 부진, 조직정비 효과 의문

피혜림 기자공개 2019-04-02 10:54:3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1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위스계 하우스 크레디트스위스(CS)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불어온 스위스프랑 채권 훈풍에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스위스프랑 채권 주관 실적 부문에서 본사 영업을 바탕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독 국내 지점에서만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주춤한 모습이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2019년 1분기에 단 한 건의 주관 실적도 올리지 못 했다. 지난해 8월 신한금융지주의 유로본드 발행 이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최근 IBK기업은행의 스위스프랑 채권 딜에서 BNP파리바와 공동주관 업무를 맡은 게 그나마 위안이다. 그러나 해당 딜의 경우 2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탓에 1분기 리그테이블에 오르지 못 했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자국통화 스위스프랑 채권 호황으로 크레디트스위스의 우호적 영업환경이 정점에 달했다는 것이다. 스위스계인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 스위스 역내에서 발행되는 해당 채권에 강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크레디트스위스는 스위스 국채 발행 업무를 도맡는 등 스위스프랑 채권 영역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위스프랑 채권과 관련해 1위 하우스로 평가받는 이유다.

반면 국내에서는 스위스계 UBS는 물론 다른 유럽계 증권사에도 밀리는 상황이다. CS는 지난해 6월 현대캐피탈 스위스프랑채권 공동 주관 업무를 끝으로 올 1분기까지 해당 시장에서 단 한 건의 딜도 맡지 못 했다. 지난해 7월 한국수출입은행을 시작으로 한국가스공사, KEB하나은행,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을 찾았지만 모두 UBS와 독일계 코메르츠방크에 주관 업무를 차지했다.

발행사 관계자는 "CS 역시 한국물 주관업무를 위해 꾸준한 영업을 지속하고 있으나 앵커 투자자 모집에 강점이 있는 UBS 등이 스위스프랑 채권 주관 업무를 주로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수출입은행과 신한금융지주 유로본드 딜 주관사로 활약해 명맥을 이은 것과 달리 올 1분기에는 총 14건(리오픈 채권 별도 딜로 집계)의 딜에서 전부 외면받았다. 스위스프랑 채권 딜은 물론 유로본드와 글로벌본드 등에서도 약세를 보인 셈이다.

5억달러 이하의 소규모 딜이 집중된 올 1분기에 유럽계 하우스가 강세를 보인 점과 대조적이다. 딜 규모가 작을 경우 주로 아시아와 유럽에서 투자자 모집을 마치는 유로본드 형태로 발행이 이뤄져 유럽계 하우스가 이점을 갖는다. 올 1분기 리그테이블 5위권에 오른 하우스 중 3곳(UBS, 소시에테제너랄, 스탠다드차타드) 역시 유럽계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CS의 한국물 시장 공백에 대한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CS의 부진 등으로 스위스계 하우스인 UBS가 스위스프랑 채권 주관 업무를 독식해 실적 격차가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UBS는 올 1분기 스위스프랑 채권 딜을 석권해 해당 채권으로만 6억 5151만달러의 실적을 올리는 등 총 10억달러 이상의 공모채를 주관해 선두를 달렸다.

CS는 2017년말 미즈호증권 이시우 부문장을 영입해 부채자본시장(DCM) 조직을 정비한 후 해당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IBD 내에서 DCM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이시우 이사가 유일하다. CS는 홍콩 인력 일부를 활용해 한국물 관련 업무를 돕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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