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라이프, '외국계' 생보사 돈독한 관계 [GA 보험사 생태지도] 생보부문 수익성 업계 1위…합병·투자유치 '개인영업' 강화 추세
신수아 기자공개 2019-04-11 09:28:00
[편집자주]
독립대리점(GA)의 성장세가 무섭다. 매년 수천억원의 수수료를 벌어들이는 초대형 GA가 탄생하고 있다. GA 판매 의존도가 50%에 육박하며 보험사 영업전략은 더이상 GA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보험산업에서 GA는 어떤 의미일까. 더벨은 GA 공시 정보를 바탕으로 경영 성과와 성장 공식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형 독립대리점(GA) 피플라이프는 생명보험 분야에 강점을 지닌 회사다. 설계사 수는 3500여명으로 업계 12위에 턱걸이했지만 생명보험 분야 생산성으론 당당히 업계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법인영업을 시작으로 성장해 온 피플라이프는 2017년 개인영업 부문을 합병하며 초대형 GA 진입을 노리고 있다.피플라이프는 지난 2018년 말 기준 1359억원의 생보 수수료와 484억원의 손보 수수료 매출을 올렸다. 전체 수수료 매출로 놓고 보면 채 2000억원이 되지 않아 10위권을 맴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1인당 수수료를 환산하면 상황은 완전 달라진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생보 판매 자격을 보유한 피플라이프 설계사 수는 3279명으로, 1인당 수수료는 4143만원에 달한다.
상위 12개 GA 가운데 인당 수수료가 4000만원을 넘어서는 곳은 피플라이프가 유일하다. 2위의 인당 수수료가 2428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탁월한 수익성을 자랑한다. 반면 1인당 손보 수수료는 1560만원으로 업계 10위권에 머물고 있다.
피플라이프는 독특한 성장 공식을 가지고 있다. 2003년 삼성생명 출신의 현학진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연합형 GA와 다르게 출발부터 오너 경영 체제로 단일화된 수직계열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중소기업 오너 CEO의 가업승계와 보험을 접목해 법인영업 시장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탔다. 설립 10여년 동안 4만여 중소기업 고객을 보유한 탄탄한 법인 금융컨설팅 업체로 성장했다.
법인영업에 승부수를 던진 피플라이프의 경영전략은 설계사 이탈을 우려해 제휴 확장을 주저하는 보험사들과의 갈등도 최소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2년 1월 삼성생명, 한화생명과의 업무제휴를 시작으로 같은 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흥국화재 등과도 업무제휴를 맺으며 영업 기반을 확대했다. 특히 개인영업은 별도의 자회사 피플라이프재무설계를 통해 확장했다. 피플라이프재무설계는 출범 이후 지난 4여년 만에 설계사 수가 1500명에 이르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2017년 피플라이프는 또 한번의 변화를 맞이한다. 법인영업(피플라이프)과 개인영업(피플라이프재무설계) 두축으로 분리 경영됐던 조직을 합병키로 결정했다. 두 영역의 시너지는 물론 향후 종합 금융상품판매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피플라이프는 외부 투자자의 러브콜도 자주 받았다. 2015년까지만해도 현 대표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같은 해 현대라이프생명(현 푸본현대생명)이 지분 투자(25%)에 나서며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엔 MBK파트너스가 피플라이프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당시 경영권 매각은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피플라이프의 성장 스토리를 눈여겨 본 코스톤아시아는 올 초 투자를 단행 610억원의 우선주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시장은 수년 내 과점 체체로 변해갈 것"이라며 "기업형 GA를 중심으로 최근 조직 내부를 정비하고 우량한 GA 조직을 인수해 외형 확대에 나서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양질의 생보 경쟁력…외국계 보험사에 강점
2016년 연간 718억원이었던 생보 수수료는 2017년 개인 및 법인영업 합병을 통해 1000억원 고지를 돌파한다. 전년보다 53%증가한 1101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1359억원을 달성하게 된다.
피플라이프의 생보 수수료는 외국계 생보사인 메트라이프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이끌고 있다. 두 회사의 생보 수수료는 전체에 40%를 넘게 차지한다.
메트라이프가 피플라이프에 지급한 수수료는 2016년 220억원, 2017년 286억원, 2018년 381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생보 수수료에서 매년 25~30%를 자치하는 1등 고객이다. 피플라이프는 메트라이프가 강점을 가진 보장성 보험과 사망·종신 보험을 중심으로 고르게 판매해왔다. 지난 3년간 보장성 보험은 평균 200~400건을, 사망·종신보험은 판매량이 점차 늘어 2016년 815건에서 지난해 두배가 넘는 1629건을 판매했다.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의 명가로 알려진 푸르덴셜생명 역시 매년 200억원에 가까운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푸르덴셜은 2016년 197억원, 2017년 165억원, 2018년 177억원의 수수료를 각각 냈다. 피플라이프는 푸르덴셜 보험 상품을 연 평균 1000건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영업 법인을 합병한 이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대형 생보사의 수수료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2016년까지 80억원에 불과했던 삼성생명의 수수료는 합병 첫 해 108억원으로, 2018년 171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한화생명 역시 2016년 수수료가 86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26억원으로 증가한 모습이다.
오렌지라이프 역시 3년 사이 주요 고객이 됐다. 2016년까지만해도 오렌지라이프의 수수료는 단 7억6900만원, 그러나 개인법인 합병 첫 해 50억원으로 대폭 증가된데 이어 지난해엔 117억원으로 급증했다. GA채널을 통해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오렌지라이프의 사업전략이 녹아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오렌지라이프 실적자료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 GA채널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는 보장성 상품 99.8%, 변액상품은 0.2%로 구성돼 있다.
또 다른 GA관계자는 "피플라이프는 경영진부터 생보 분야의 강점이 뚜렷한 인물들로 생보 분야의 판매 경쟁력이 우수하다"며 "피플라이프의 생·손보 수수료 격차가 크게 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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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감미약했던 손보 분야…개인영업 가세하며 손보 수수료 규모 키워
2년전까지만해도 피플라이프의 손보수수료는 연간 31억9300억원에 불과했다. 대형 GA의 월매출에 불과한 규모다. 본격적으로 손보 수수료가 유입되기 시작한 시점은 개인 및 법인영업을 합병한 2017년 이후다. 2017년 연간 손보 수수료는 211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484억원까지 증가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16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손보 부문의 핵심 고객으로 자리매김한 곳은 메리츠화재와 롯데손보다. 2017년 메리츠화재의 수수료는 50억원으로 전체의 23.8%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4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손보 수수료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연 메리츠화재 장기보험(보장성)이 급증했다. 2016년 610건에 불과했던 메리츠화재 장기보험 판매 건수는 이듬해 7059건으로, 지난해엔 2만6928건으로 급증하는 모양새다. 자동차 보험역시 2016년 207건이었다가 지난해에는 10배 이상 늘어난 2368건을 팔아치웠다.
롯데손보 역시 2016년 4억8000만원에 불과했던 수수료가 2년사이 20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7년 68억원으로, 지난해에는 100억원을 넘었다. 같은 기간 장기보험 판매건수는 1477건에서 10배 늘어난 1만4785건으로, 자동차 보험은 단 57건에서 8배 이상 늘어난 478건으로 증가했다.
이 관계자는 "손보 상품은 다양한 만큼 판매가 까다롭다"며 "그러나 손보 분야의 상품이 다양해지고 수수료 경쟁도 격화되는 만큼 GA가 성장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실제 피플라이프는 현재 3500명 수준의 소속 설계사를 1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내방형 점포 ‘보험클리닉'을 론칭해 개인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클리닉은 점포를 찾는 고객의 생애주기를 바탕으로 맞춤형 보험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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