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 영업장 이전 '사활'…지역 여론도 반색 [위기의 제주 카지노]③관광객 감소 추세에 복합리조트 필요성 공감대
제주=이충희 기자공개 2019-04-11 15:50:00
[편집자주]
2010년대 초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최대 호황기를 구가했던 제주 카지노 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매출이 폭락한 신화월드 랜딩카지노는 매각설이 나돌고, 내년 초 대형 리조트로 이전을 계획중인 롯데관광 카지노는 지역 반대 여론에 신음하고 있다. 더벨이 현장 취재를 통해 위기를 맞고 있는 제주 카지노 업계 속사정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0일 0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년째 매출 규모가 추락하고 있는 제주 카지노 업계는 올 연말 완공되는 드림타워 리조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이 1조5000억원을 들여 건설중인 이 대형 리조트에 현재 서귀포 롯데호텔 내 영업중인 자회사 엘티카지노가 이전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엘티카지노가 드림 리조트로 이전해오면 수년째 방문 감소 추세인 중국인 큰손들이 다시 제주를 찾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카지노 매출이 늘면 관광기금과 세수가 증가할 거란 예상에 지역 여론은 긍정적 분위기로 돌아섰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 의회에서 카지노 이전을 막는 조례안 발의가 추진되는 등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엘티카지노 매출, 3년만에 90% 하락
9일 오후 네시 경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호텔 내 위치한 엘티카지노. 영업장 안으로 들어서자 카지노 테이블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딜러와 몇몇 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기자에게 쏠렸다.
해당 시각 이 카지노에서 게임을 하는 외국인은 한명도 없었다. 직원들은 낮 시간 오랜만에 방문한 외부인을 신기한듯 쳐다봤다. 현지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오늘 엘티카지노를 방문하는 VIP 손님은 한팀 뿐입니다. 중국계 에이전트가 모셔오는 이런 VIP가 없으면 제주도 카지노 대부분은 문을 닫아야 할겁니다. 에이전트 파워가 세지다 보니 매출의 70~80%를 이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한때 중국인 손님들로 넘쳐나던 엘티카지노는 최근 하루 평균 방문 외국인 수가 30~50명으로 하락했다. 그나마 매출 대부분을 책임지는 VIP 손님들이 거의 없어 회사는 겨우 영업을 이어가는 수준이다. 제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엘티를 비롯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이 일제히 매출 하락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2015년 한해 367억원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던 엘티카지노는 지난해 매출이 43억원까지 급감한 것으로 집계된다. 3년 만에 약 90% 하락했다. 월 평균 매출은 4억원이 채 안된다. 급감한 매출 중 10%는 관광기금으로, 나머지 상당부분은 에이전트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어 회사의 적자폭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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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업계, 드림리조트 성공 여부에 주목
마카오 등 글로벌 카지노 업계는 호화 복합리조트를 등에 업고 점차 대형화 되는 추세다. 하지만 제주는 여전히 80~90년대 지어진 호텔 내 하우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경쟁력이 퇴색되고 있다고 업계는 진단한다. 엘티카지노 등 제주 카지노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건 사드 보복 여파도 있지만 리조트의 경쟁력 자체가 저하된 게 원인이라는 것이다.
국내 카지노 업계 전체가 드림리조트 사업 성공 여부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주 카지노 업체들이 다시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복합리조트가 필수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드림리조트는 제주공항과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접근성이 좋은 신제주 노형오거리에 위치해 더욱 기대감을 낳는다. 증권업계에서는 엘티카지노 이전이 마무리되면 롯데관광의 연간 매출이 현재 약 600억원 수준에서 수천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 지역 내 일부 남아있는 반대 여론은 넘어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올 2월 제주도의회 소속 이상봉 의원은 엘티카지노를 겨냥해 카지노 이전과 대형화를 막는 조례안 발의를 추진하기도 했다. 카지노를 사행성 산업으로 보는 여론 탓에 이전 실패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돼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간 카지노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였던 제주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 등 정관계 인사들의 입장이 서서히 전환되고 있어 주목된다. 제주 관광객 수가 최근 감소하고 있고, 동남아 국가들이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현지에서도 관광업의 위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주에는 국내 관광객 마저 줄면서 관광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위기감이 현장에 팽배한 상황"면서 "카지노 이전 반대 조례에 대해 30곳이 넘는 단체가 즉각 반대 의견을 냈을 정도로 복합리조트 필요성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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