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정 'OUT'·이진형 'IN'…빅히트 세대교체 신호탄 [데카콘 넘보는 유니콘]⑤최유정 일선 물러나 고문으로, 윤석준 신임 대표 등 경영 전면에
박창현 기자공개 2019-04-17 07:42:09
[편집자주]
유니콘 기업은 새로운 산업 시대를 여는 첨병들이다. 벤처기업에서 혁신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신영역을 개척하고 기존에 없었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또한 유니콘 기업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며 자본이익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벤처 생태계의 성장동력이 된 유니콘들은 다시 새로운 도전 앞에 놓여있다. 데스밸리에서 살아남아 데카콘으로 진화해야만 한다. 유니콘의 성장 원천과 강점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더 나아가 데카콘 도약 가능성도 함께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6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방시혁 대표이사와 함께 빅히트 기틀을 다진 개국공신 '최유정 고문'이 경영 최일선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윤석준 신임 대표이사'와 '이진형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채우는 형국이다. 최 고문은 이사회 등기임원에서 물러나고 동시에 최고전략책임자(CSO) 자리도 내놨다. 보유 지분까지 일부 처분하면서 직접적인 영향력을 줄여나가고 있다.빅히트는 올초 이사회를 거치면서 대대적인 세대교체 작업을 단행했다. 오랜 기간 방 대표를 보좌하며 경영 파트너로 활약했던 최 고문이 핵심 보직에서 물러나고, 윤 대표와 이진형 COO가 활동 반경을 넓혀나고 있다.
최 고문은 빅히트의 개국공신이나 다름없다. 설립 초기부터 합류해 방 대표와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특히 CSO로서 방탄소년단(BTS)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고문은 앨범 컨셉과 메시지 방향성, 스타일 컨셉 등을 결정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이사회도 이끌었다. 최 고문은 작년까지 이사회 등기임원을 맡아 방 대표와 함께 주요 의사결정을 직접 내렸다.
경영진 가운데 유일하게 방 대표와 함께 빅히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최 고문이 갖는 무게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 고문은 2017년 말까지 방 대표(50.88%)에 이어 6.97%의 지분으로 2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재무적투자자(FI)들의 지속적인 자본 출자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지배력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현재도 방 대표와 최 고문만 개인 주주일 뿐, 나머지는 모두 기관 투자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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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초를 기점으로 최 고문은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모습이다. 먼저 주요 보직을 모두 내려놨다. 빅히트 내부 직책인 CSO를 더 이상 맡지 않기로 한데 이어 이사회 등기임원직도 내려놨다.
여기에 지난해 지분도 팔았다. 최 고문은 작년 보유 지분 11만6353주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3만5417주를 넷마블 측에 팔았다. 이 지분 거래로 보유 지분율은 기존 6.97%에서 4.58%로 줄었다. 대신 주당 44만5882원 씩, 총 16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핵심 보직에서 물러난데 이어 순차적으로 투자금 회수까지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영 퇴진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다만 빅히트 측은 최 고문이 보직만 내려놨을 뿐 고문으로서 일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빅히트 관계자는 "올해 초 최 고문이 CSO직에서 물러나고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앨범 제작 등 여전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고문의 빈 자리는 윤석준 신임 대표와 이진형 COO가 채우고 있다. 빅히트는 올 초 윤 대표를 방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방 대표가 제작 부문을 총괄하고. 윤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와 영상 콘텐츠, 지식재산권, 플랫폼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자연스럽게 '방시혁-최유정' 체제가 '방시혁-윤석준' 체제로 전환되는 형국이다.
최 고문이 빠진 이사회 등기임원 자리에는 이진형 COO가 들어왔다. 이진형 COO는 올해 이사회에서 새롭게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빅히트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감사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방 대표, 윤 신임대표, 이진형 COO가 사내이사 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대부분 FI들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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