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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적자 vs 위험 신호…안갯속 미래 [베일에 싸인 쿠팡]①대규모 손실 '지속'…갈리는 성공전망 속 정보 공개 '제한적'

양용비 기자공개 2019-04-29 12:31:39

[편집자주]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최고의 화두는 쿠팡의 성공 여부다.쿠팡은 국내 기업에선 찾아볼 수 없는 '계획된 적자' 전략을 통해 미래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의견은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나뉘고 있다. 쿠팡에 대한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어 어느 한 쪽의 의견이 맞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더벨은 쿠팡의 지배구조와 재무여력, 사업 구조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4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없이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김범석 쿠팡 대표가 지난해 말 한 외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이자 목표다. 이제 쿠팡 없인 유통업계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김 대표의 목표는 점점 현실이 돼 가고 있다. 그만큼 쿠팡이 국내 유통업계에 끼치는 영향력은 거대해졌고, 소비자의 일상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은 최근 거버넌스 체제에 변화를 줬다. 김범석 대표이사 '원톱' 체제에서 김범석·고명주·정보람 3인 각자대표 체제로 포메이션 변화를 꾀했다. 변화의 목적은 전문성 강화다. 각자 대표의 전문성을 살려 의사결정에 신속성을 가미하겠다는 의도다.

3인 각자 대표 체제가 쿠팡에 미칠 영향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내실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부터 김범석 대표가 투자 활동에 더욱 전념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다양하다. 이같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쿠팡의 흥망성쇠가 국내 유통 산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시장 30%이상 목표…과감한 시설 투자 '박차'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거래액 기준)는 2022년까지 18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1조원을 기록했던 시장 규모가 78조원 가량 커지는 셈이다.

쿠팡은 나날이 커지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를 지향한다. 현재 7~8% 수준인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향후 30%까지 높여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매출도 고속 성장 중이다. 5년새 매출은 10배가 넘게 급증했다. 2014년 3484억원이었던 쿠팡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4조4277억원으로 11배 증가했다. 매출로만 따지면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강자로 공고하게 자리매김했음을 알 수 있다.

유통업계가 쿠팡을 주목하는 이유도 이런 성장 지표 때문이다. 쿠팡은 활발한 투자 유치 활동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아 물류 기반 확보에 과감하게 돈을 쓰고 있다.

쿠팡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직매입·로켓배송 등의 영향이 컸다. 쿠팡은 이커머스 산업의 맹점이 늦은 배송이라는 것에서 착안해 타 업체보다 신속히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쏟아부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기반 시설을 갖춰놓고 시장 점유율을 우선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쿠팡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큰 이유는 이같은 전략이 전례가 없었던 까닭이다. 쿠팡의 매출은 급성장하는 반면 수익성은 떨어져 지난해 영업적자는 1조원을 넘어섰다. 매출과 함께 수익성을 담보해야하는 기업의 특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전략이다.

쿠팡이 적자의 늪에서 탈출할 경우 '계획된 적자'를 증명하는 첫 사례가 되는 셈이어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쿠팡 실적


◇적자 계획은 공개…수익전환은 비공개

김범석 대표의 '덩치키우기' 전략에 대한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불어나는 적자가 계획된 것이라는 쿠팡의 입장처럼 상황을 더욱 지켜봐야한다는 입장과 적자 누적액이 너무 커 지속적 경영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일단 쿠팡은 누적되는 손실에 대해 '계획된 적자'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반 시설과 시장 점유율 확대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면 향후 수익성 개선을 따라온다는 논리다.

반면 쿠팡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곳은 영업 적자 폭이 너무 크고, 투자 유치 활동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경영 지속성에 의문 부호가 붙는다는 것이다.
쿠팡
실제로 2014년 1215억원이었던 쿠팡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1조970억원로 늘어났다. 매출이 10배 넘게 성장한 만큼 적자폭도 커진 것이다. 긴 적자의 터널에서 반등의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걱정의 근원이다.

이와 함께 쿠팡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쿠팡은 영업손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계획된 적자'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언제쯤 수익성이 반등을 할 지 여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계획된 적자라는 말대로라면 계획된 반등도 예상 시나리오가 나와야 한다는 논리다.

쿠팡을 둘러싼 지배구조와 투자 유치 이후 현재 남은 자금도 베일에 쌓여있다. 2013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밝혀진 쿠팡의 투자 유치는 총 4차례이며 34억 달러(약 3조9000억원) 규모다. 그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이 쿠팡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증거다.

그러나 투자 유치 이후 현재 자금이 얼마 남았는지 어떤 지배구조를 나타내고 있는 지, 3인의 대표이사 외에 경영을 주도하는 인물이 누구인지도 베일에 가려져 있어 쿠팡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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