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PE 효자된 MKOF2호…신시장 개척 '성과' 에너지·폐기물 분야 선도적 진출 '잭팟'
김혜란 기자공개 2019-04-26 08:12:47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5일 11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이하 맥쿼리PE)은 MKOF 2호를 통해 에너지·인프라 투자 영역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왔다.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최초로 도시가스 사업과 폐기물처리 시설에 대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를 단행했고, 꾸준히 저변을 넓혔다.맥쿼리그룹이 보유한 인프라 투자 노하우와 경험을 쏟아부어 투자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그 결과 두 자릿수 수익률의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까지 마무리 지었다. 결성 10년 만에 청산 절차에 돌입한 MKOF 2호가 맥쿼리PE에 남다른 의미를 지닌 이유다.
MKOF 2호의 설립은 맥쿼리PE가 2010년 정책금융공사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맥쿼리PE는 출자자(LP)들로부터 5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았다.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간 건 2011년이다. 이때부터 MKOF 2호를 통해 총 6건의 트랙레코드(투자 실적)를 쌓았는데, 모든 투자 기업의 회수 성과가 10% 중반대의 IRR(내부수익률)을 기록했다.
MKOF 2호를 통해 투자한 자산 가운데 랜드마크 딜로는 울산 지역 정유·화학 제품 저장 탱크를 운영하는 회사인 동북화학과 강남도시가스가 꼽힌다. 동북화학은 MKOF 2호의 첫 투자 대상이기도 하다. 맥쿼리PE는 동북화학을 2011년 인수했다가 7년 뒤 에쓰오일에 약 약 1000억원에 매각하면서 15% 안팎의 IRR로 성공적인 엑시트를 완료했다. 2012년 인수한 강남도시가스는 4년 뒤 귀뚜라미그룹에 매각했는데 맥쿼리PE에 IRR 2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안겨줬다.
당시만 해도 재무적 투자자(FI)가 도시가스사나 저장 탱크를 인수하는 것은 생소한 일이었다. 맥쿼리PE는 국내 최초로 도시가스 사업에 투자한 PEF 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MKOF 1호를 통해 SK E&S에 지분 49%를 투자해 운영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2호를 통해선 강남도시가스 경영권 지분 100%를 인수했다. 맥쿼리PE는 글로벌 맥쿼리그룹의 미국과 유럽의 인프라 투자 노하우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도시가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맥쿼리PE는 인프라 투자와 PEF 투자의 경계를 허물며 에너지·인프라 투자 영역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외에 건설폐기물업체인 대길산업(현 WIK중부)과 대길환경(현 WIK환경), 영덕풍력발전공사와 영양풍력발전공사, 삼척에너지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에너지·인프라 투자의 저변을 넓혀왔다. 특히 폐기물·소각 시설 투자는 국내 PEF 운용사로는 최초로 이뤄진 것이었다. 2013년 약 500억원에 인수한 건설폐기물업체 대길산업(현 WIK중부)과 대길환경(현 WIK환경)의 경우 인수 이후 선진적인 경영 시스템 도입과 운영 효율성 강화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이후 맥쿼리PE는 물적분할을 단행해 대길그린(현 WIK그린)과 WIK경기를 세웠다. 올해 초 이 네 곳에 더해 지난해 인수한 코엔텍의 자회사 용신환경개발까지 5곳을 분리매각 방식으로 모두 파는 데 성공했다. 폐기물 소각 부문을 포함한 WIK그린은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에 넘기고, 나머지는 동부건설-에코프라임 컨소시엄에 팔아 총 1500억원가량을 손에 쥐었다.
2011년 인수한 영덕풍력발전공사, 2013년 투자한 영양풍력발전공사와 삼척에너지 모두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로 남았다. 맥쿼리PE는 지난달 두 풍력발전소를 삼탄과 신한대체투자운용에 일괄 매각하면서 IRR(내부수익률) 13%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척에너지의 경우 원래 동양시멘트 공장 내 있던 폐열발전소였는데, 동양그룹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이를 따로 떼어내 맥쿼리PE에 팔았다. 삼척에너지는 맥쿼리PE가 3년 동안 관리하는 사이 정상궤도에 오른 동양시멘트의 품으로 다시 돌아갔다. 동양시멘트와 맥쿼리PE 모두 윈윈한 거래를 한 셈이다.
인프라·대체투자 강국 호주에 뿌리를 둔 맥쿼리그룹은 인프라 투자에 강점을 가진 PEF 운용사로 손꼽힌다. MKOF 2호 운용에서도 맥쿼리그룹의 강점이 빛을 발한 셈이다. 인프라 자산은 변동성이 적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소비재나 제조업 등 다른 사업군이 경제 사이클에 쉽게 연동되고 유행 주기가 빠르게 바뀐다는 위험성이 있다면, 인프라 투자는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이란 게 맥쿼리PE의 판단이었다.
에너지·인프라 산업은 매년 꾸준한 배당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MKO F2호는 전체 평균 9%의 배당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MKOF 2호를 통해 인수한 기업의 경영 효율성 제고를 통한 체질 개선과 성장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용 절감을 위한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도 없었다고 한다. 맥쿼리PE는 MKOF 2호를 운용하면서 딜 소싱(투자처 발굴)에서부터 회수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저력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맥쿼리PE는 에너지 투자 강자로 확실한 입지를 굳히며 국내 PEF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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