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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칩스, 5년간 개발비 손상차손 188억 [팹리스 리포트]②셋톱박스 반도체 개발에 투입…현금 관리로 무차입기조 이어가

윤필호 기자공개 2019-05-02 08:08:43

[편집자주]

메모리반도체에 치우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비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중요도가 커지며 팹리스, 파운드리 업종도 부활의 몸짓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공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팹리스 업체들의 현주소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30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텔레칩스는 비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에서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AVN) 사업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렸다. 열악한 사업 환경에서 다음 단계를 고민하며 꾸준히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R&D는 비용 부담 요인이 된다. 텔레칩스도 셋톱박스용 반도체 개발에 R&D 비용을 대거 투입해 재무적 부담이 커진 바 있다. 하지만 관련 비용 처리가 일단락되면서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보이고 있다. 2003년부터 이어진 차입금 '제로' 기조도 유지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텔레칩스는 최근 5년 동안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총 188억원 규모의 개발비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비는 평소 무형자산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감사에서 진행 정도나 사업성을 검토해 사업성 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장부가액 일부·전체를 손상차손으로 털어낸다. 손상차손 규모는 지난 2017년 53억원 규모였지만, 지난해에는 29억원으로 줄었다.

텔레칩스는 그간 발생한 손상차손이 지속적인 R&D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최근 새롭게 진출하는 셋톱박스 시장에 반도체 칩을 공급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했다.2015년부터 3개의 셋톱박스 반도체 관련 칩을 개발했다. 하지만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매출로 잡히지 못하거나 수익성이 낮아졌다.

텔레칩스는 2015년 106억원을 손상차손으로 비용 처리했고, 2017년 53억원, 2018년 28억원을 각각 비용으로 처리했다. 최근 손상차손 비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지난해 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누렸다. 지난해 텔레칩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98% 급증한 82억원을 기록했다.

텔레칩스가 개발에 나선 셋톱박스용 칩은 올해 안에 '라이언'이란 이름으로 양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셋톱박스 반도체 칩의 개발 과정에서 손상차손으로 처리 이슈가 발생했다"면서 "개발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비용인데 생산 효율화를 위해 꾸준히 R&D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에도 개발 완료가 안 된 칩과 관련해 손상차손을 선반영 했다"며 "개발 중인 칩에 대한 비용을 작년에 미리 털었고, 올해 개발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손상차손비용 발생 이슈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텔레칩스손상차손
텔레칩스의 재무 구조는 비교적 탄탄하다. 영업현금흐름은 지속적으로 플러스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보다 58.5% 늘어난 18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 2015년도 65억원에서 이듬해인 2016년에 129억원으로 크게 늘어났고, 2017년 말에는 11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왔다.

관계기업의 실적을 반영하는 연결 이익도 양호하다. 관계기업인 칩스앤미디의 실적이 2017년도 15억원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20억원 이익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R&D 등의 목적으로 투자금도 크게 늘었다. 텔레칩스에서 지난해 발생한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6% 증가한 규모다. 회사는 필요한 현금을 영업이익 외에 자사주 처분으로 마련했다. 회사는 지난해 세 번에 걸쳐서 자기주식을 처분했는데, 이를 통해 발생한 이익은 84억원 규모이다. 이 가운데 한 번은 작년 3월 60만주를 81억원에 매도한 것이다. 자금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회사 건물을 지을 부지를 분양받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다. 회사는 지난 8월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판교 제2테크노밸리 산업용지 E9-3을 총 149억원에 양수받았다. 회사 측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역량 확대 및 효율적인 비지니스 활성화를 위한 목적"이라며 "2022년 입주를 목표로 건물 설계가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텔레칩스자사주처분
텔레칩스는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텔레칩스는 지난 2003년 서민호 전 대표 시절부터 무차입 경영에 실현하면서도 안정적으로 현금을 보유하는 전략을 이어왔다. 전년도에 이어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차입금은 0원이었다. 작년 말 연결기준 총 부채는 전년도 보다 소폭 감소한 409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이나 중국의 로컬 팹리스 업체는 많은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그 정도 수준이 안 된다"면서 "해외 경쟁업체가 정부 보조금 받는데 회사가 타인자본을 끌어들이면 이자 비용 등의 부담이 커지고 경쟁력이 취약해지기 때문에 자체자본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텔레칩스의 최대주주는 이장규 대표로 지난 25일 기준 23.07%의 지분을 보유했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달 29일 기준 11.70%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작년 말과 비교해 0.81%P(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DB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11일 기준으로 작년 8월보다 1.11%P 감소한 11.11%를 보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사외이사인 마틴매니케(artin Manniche) 그린웨이브 시스템스(Greenwave Systems)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7일 기준 0.15%를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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