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5월 02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체급'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적재능력을 42만TEU에서 2021년 83만TEU, 2022년 110만TEU로 키울 계획이다. 300만TEU를 훌쩍 넘어선 머스크라인, MSC 등 글로벌 해운사들과 같은 '링'에 오르기 위해서다.골칫거리인 환경규제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1만1000TEU급 선박에 세계 최초로 스크러버(탈황설비)를 장착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컨테이너선 19척에 스크러버를 설치한다. 수익성과 직결된 선복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사업과 관련한 장애물을 걷어내고 있다.
이처럼 몸집을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유럽 노선에 있다. 지난해 현대상선의 '아시아-유럽' 처리 물동량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403만TEU를 기록했다. 물동량이 늘어난 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거대 선복량을 확보한 글로벌 선사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선사들과의 얼라이언스(동맹)를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해운업 특성상 단독으로 전 세계의 화물을 실어 나르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1·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로 구성된 '2M 얼라이언스'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2020년 3월 계약이 종료된다. 기존처럼 느슨한 관계를 이어갈지 정식 멤버가 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글로벌 선사들은 전 세계 75%에 가까운 시장 장악력을 갖고 있다. 운임을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는 형국이어서 나머지 선사들은 글로벌 선사들의 영향력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유일한 국적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사업영역이 겹치는 경쟁사여도 해상주권 측면에서 보면 현대상선 같은 대표 선사가 힘을 갖고 있어야 나머지 선사들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며 "대놓고 표현은 못하지만 현대상선이 얼라이언스 정회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의 현대상선 지원을 두고서는 여전히 많은 말들이 나온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이번 기회에 선대 재편을 통해 재도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현대상선이 글로벌 선사들과 노선을 함께 구성하고 선복을 공유해 '나비효과'를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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