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기 항공산업]이스타항공, 부메랑 된 'B737 MAX8'②가장 빨리 도입, 안전 문제 불거져 운항 못해…상장 앞두고 수익성에 부담
임경섭 기자공개 2019-05-13 11:12:43
[편집자주]
2019년 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신규 LCC 3곳이 항공면허를 취득하면서 국내 항공산업은 2개 FSC와 9개 LCC로 재편됐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확정되면서 대대적인 격동기를 맞고 있다. 수년 간 지속됐던 가파른 여객증가세가 주춤하고 국내 항공산업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격동하는 항공사의 현황과 생존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0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스타항공은 LCC업계 후발주자로 출발하면서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처럼 모기업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앞서 사업 기반을 구축한 선두주자들과 경쟁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혁신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은 오히려 이스타항공을 어려움에 빠뜨리면서 상장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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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2008년 국토부에서 항공운송면허를 취득하고 2009년 보잉 737 1대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진에어 등에 비해 출발이 늦었던 이스타항공은 사업 안정화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진에어와 제주항공이 각각 2010년과 201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스타항공은 2013년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흑자전환 이후 항공기 확보에도 열을 올렸다. 2013년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총 9대 였지만 해마다 평균 3대 가량을 추가로 도입했다. 2019년 19대를 확보했고 지난해 말에는 20대가 넘는 항공기를 보유하게 됐다. 이에 이스타항공의 전망도 밝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2015년 영업이익률 6.05%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다가 2016년부터는 다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기단이 확대되고 외형이 커졌지만 운용 효율성은 오히려 악화하면서 수익성이 곤두박질 쳤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매출 5664억원, 영업이익 53억원, 순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과 비교해보면 이스타항공의 아쉬움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티웨이항공은 기업회생절차를 겪고 모회사의 부도 사태를 맞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 이스타항공의 매출은 티웨이항공의 10배가 넘었다. 티웨이항공이 빠르게 외형을 키운 반면 이스타항공의 성장세는 둔화하면서 2016년 이후 양사의 매출은 역전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이스타항공의 9배에 달하는 4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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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후발주자로 제주항공·진에어와의 경쟁에 밀려나고, 티웨이항공의 빠른 성장에도 뒤쳐지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이에 혁신을 통해 선두 주자들과의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보잉 737 MAX8 항공기를 빠르게 도입해 기존에 도달하지 못했던 중장거리 노선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다.
이스타항공은 국내 항공사들 중 가장 빠르게 보잉 737 MAX 8 항공기를 도입했다. 지난해 12월 총 2대를 국내로 들여왔다. MAX8 항공기는 기존 보잉 737-800NG 항공기에 비해 연료 효율이 15%가량 높다. 항속거리도 최대 운항거리가 6500km로 737-800NG 보다 1100km 가량 늘어난다. 최신 기종을 이용해 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기존에 LCC가 취항할 수 없었던 거점을 개척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스타항공의 빠른 혁신 시도는 부메랑이되어 돌아왔다. 지난해 도입한 MAX 8 항공기가 추락하는 일련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도입한 MAX 8 2대의 안전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운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MAX 8 2대의 임차료가 매월 6억원에서 최대 10억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임차료 외에도 항공기를 지상에 주기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포함하면 연간 1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선제적으로 도입한 최신 항공기가 이스타항공의 올해 사업 전망을 불확실하게 만들었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3억원에 불과해 MAX 8 항공기를 운항하지 못하면서 연간 1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하면 적자전환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스타항공은 올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악재는 더욱 부담으로 다가온다. 자본잠식률이 여전히 47%에 달하고, 올해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운용리스가 부채로 계상되면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한다. 영업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향후 상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이스타항공이 중국 운수권을 대거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먹거리를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다. FSC와 달리 LCC들은 보유한 운수권이 적어 대부분 항공자유지역에서 운항하고 있다. LCC의 외형이 급속히 커지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LCC들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운수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달 2일 국토교통부가 중국 운수권을 배분하면서 이스타항공은 알짜 노선을 확보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상하이(주 7회), 제주-상하이(주 7회), 인천-정저우(주 4회), 부산-옌지(주 3회), 청주-하얼빈(주 3회), 청주-장가계(주 3회) 노선을 배분 받았다. 모든 항공사의 관심이 집중됐던 인천-상하이 노선을 가져갔고, 청주-장가계 등 신규 노선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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