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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펀드 기관투자 '확대', 공모는 '시들' [Fund Watch]지난해 설정 20개 공모 EMP펀드중 5개 청산…"ETF 투자 매력 떨어져"

이민호 기자공개 2019-05-24 08:30:18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2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ETF 운용사들 사이에서 붐(boom)이 일었던 공모 EMP펀드의 설정액 증가가 정체되거나 일부는 소규모펀드로 분류돼 청산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가 부진하며 ETF 투자에 대한 매력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변동성을 낮추면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공모펀드 시장과는 달리 일임시장과 사모펀드 시장에서의 EMP 투자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20개의 공모 EMP펀드가 시장에 출시됐다. 삼성자산운용이 '삼성EMP코리아알파자1[주식-재간접형]' 등 3개 펀드를 잇따라 내놨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미래에셋EMP밸런스스타일(주식-재간접형)' 등 6개 펀드를 출시했다. KB자산운용도 'KB한국주식EMP솔루션(주식-재간접형)' 등 3개 펀드를 내놓으며 공모 EMP펀드 설정에 동참했다.

(1시각물)EMP펀드_현황

하지만 지난해 출시된 20개 공모 EMP펀드 중 이번달 21일 기준 50억원 이상 자금을 유입한 펀드는 3개에 불과했다. 5개는 해산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13일 설정된 '미래에셋글로벌4차산업EMP목표전환형1(주식-재간접형)'은 설정 이후 약 한달 만에 목표수익률 5%에 도달하며 채권형펀드로 전환, 펀드 수익자들의 환매로 청산됐다. 하지만 이 펀드를 제외한 다른 펀드들은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하며 소규모펀드로 분류돼 해산됐다.

지난해 2월 28일 설정된 '미래에셋EMP스마트포커스(주식-재간접형)'와 '미래에셋EMP스마트밸류(주식-재간접형)'는 출시 직후 15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고 소규모펀드로 분류되며 각각 이번달 3일과 17일 청산됐다. 지난해 2월 19일 설정된 'DBStartUp글로벌4차산업EMP자(H)[주식-재간접형]'와 'DBStartUp글로벌4차산업EMP자(UH)[주식-재간접형]'도 설정액을 5억원도 채 모으지 못하고 지난 3월 29일 해산됐다.

운용사들이 지난해 공모 EMP펀드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한 것은 일임시장과 사모펀드 시장에서 증가하고 있는 EMP 투자 수요를 공모펀드 시장으로 넓히고자 했기 때문이다. EMP 투자는 투자 대상 자산과 지역을 다양화한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어 변동성을 낮추면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자산의 일정 부분을 ETF와 스마트베타로 배분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국내 연기금·공제회 중 최초로 2017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ETF자문일임형(EMP) 위탁운용사 네 곳을 선정해 총 200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과 보험사업단이 2000억원씩 출자했고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위탁운용사 두 곳을 선정해 총 600억원을 맡겼다. 올해 들어 교직원공제회가 위탁운용사 두 곳을 선정하고 총 200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공모 EMP펀드의 주된 부진 원인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온 증시 부진을 꼽고 있다. 주식 관련 자산의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하며 주식 투자 선호도가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설정돼 현재까지 운용 중인 15개 공모 EMP펀드 중 설정 이후 플러스(+) 수익을 기록한 펀드는 6개에 불과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9개 펀드 중 '하이카멜레온EMP[혼합-재간접형]'이 -23.01%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삼성EMP코리아알파자1[주식-재간접형]'(-16.69%), '미래에셋EMP밸런스스타일(주식-재간접형)'(-16.67%), 'KBStartUp액티브아시아EMP(주식-재간접형)'(-15.61%)도 부진했다.

하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만 보면 증시가 소폭 회복되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공모 EMP펀드가 대부분이었다. 15개 공모 EMP펀드 중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NH-Amundi위대한대한민국EMP목표전환형[주식-재간접형]'(-0.98%)과 '하이카멜레온EMP[혼합-재간접형]'(-0.39%) 등 2개에 불과했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ETF나 스마트베타를 이용해 자산을 배분하려는 전략이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 흐름이 좋지 않아 공모시장에서는 EMP펀드의 파급력이 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반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보면 현재 증시 상황에서 EMP펀드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가져가기 위해 EMP 투자를 집행하는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일반투자자들은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 EMP펀드 시장규모가 언젠가는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부진한 증시 상황과 단기 수익 위주의 일반투자자 성향을 고려하면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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