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5월 30일 08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게는 오래전부터 갈망해온 과업이 하나 있다. 이른바 '알뜰폰'사업자라고도 불리는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 재무전문가로 활동해온 윤 회장이 통신업 진출을 꿈꿔온 배경은 무엇이었을까.그는 2002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에게 발탁돼 KB와 인연을 맺은 뒤 2005년 KB를 잠시 떠났다. 당시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KT의 사외이사겸 감사위원직을 맡았다. 비록 재무전문가지만 KT라는 통신회사에 몸담았던 이력이 통신업에 대한 시야를 확대시킬 수 있던 계기였다.
그가 처음 '알뜰폰' 사업 아이디어를 낸 시점도 2010년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로 복귀하면서부터다. 당시 스마트폰 도입 초창기라 금융계와 통신업계 간 유심(USIM)칩 경쟁이 한창이었는데 윤 회장은 회의 때마다 "ICT기업 뿐 아니라 금융사도 충분히 통신사업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이후로도 핀테크 전략과 관련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2015년에도 기존 IT기획부를 디지털금융부로 바꾸는 등 과감한 조직개편을 실시했고, 모바일결제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기존 스마트 금융부 산하에 핀테크 팀을 새로 만들었다. 회의 때마다 IT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런 그가 2017년 10월 숙원하던 MVNO사업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엄격한 규제 장벽에 부딪혔다. 금융위원회에 알뜰폰 사업 허가를 요청했지만 은행 고유 업무와 관련이 없는 부수업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후에도 몇차례 당국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올해 금융위가 도입한 규제샌드박스(혁신금융특별법)가 기회였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회사가 새로운 기술 서비스에 대한 실증사업이 가능하도록 일정기간(2년) 규제적용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MVNO사업을 신청했고 지난 4월 인가를 받으며 배타적 권리를 취득했다. 오는 6월 방송통신위원회의 최종 사업인가만 남아 금융업 최초로 통신업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얼마전 만난 한 은행 임원은 "국민은행이 업계에서 통신업을 선점하게 된 건 규제샌드박스 덕을 본 케이스"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결코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CEO의 경영철학에 따라 회사의 방향성이 결정되듯 윤 회장의 경영 DNA가 혁신IT에 기반한 까닭이다.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과업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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