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IPO 방정식, 테슬라·성장성 등 봇물 [특례상장 추진 기업 점검]기술성평가 외 신규 제도로만 10건…장밋빛 전망, 경계 목소리도
김시목 기자공개 2019-06-20 09:15:58
[편집자주]
지난 2005년 바이오 업종 중심의 기술성평가 상장 제도가 도입됐다. 2017년 이후 신규 특례상장 제도가 시행되면서 증시 입성 루트는 더욱 다양화했다. 핵심은 성장성 추천제, 사업모델기반 상장 방식이다. 이와 별도로 이익미실현기업(테슬라) 상장 제도도 도입됐다. 2년간 잠잠하던 새로운 특례상장 활용 기업은 지난해 성공적으로 물꼬를 튼 이후 올해 대거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진화한 특례상장 제도의 현황과 주요 기업들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술성평가 일변도의 특례상장 제도가 '제대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이익미실현 기업(테슬라 상장), 성장성 추천제 방식, 사업모델(비즈니스) 기반 등 기존 특례상장을 탈피한 새로운 방식의 IPO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17년 도입된 이후 상장 사례는 단 두 건(카페24, 셀리버리)에 그쳤지만 올해 수면 위에서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열 곳에 달한다.신규 특례상장 제도는 초기 성장 불확실성과 풋백옵션(주관사 손실부담) 탓에 활성화하진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호 주자들이 공모 흥행, 주가 급등 등 선례를 남기며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한 건에 100억원에 육박하는 수익 등 주관사가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시장 활성화에 나선 거래소나 수익 기대감을 키우는 투자자 등의 입맛에도 부합했다.
테슬라, 성장성 등의 추진 기업이 늘면서 과도한 낙관론에 대한 경계 심리도 커지고 있다. 바이오 기업 실적, 회계 논란 등이 겹친 데 따른 영향도 있지만 제도를 활용한 과도한 기대 심리도 극심하단 평가다. 성장성 추천제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결국 거래소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껏 들떴던 IB와 기업 등도 재평가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 테슬라, 성장성 추천제 봇물
특례상장 제도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기술성평가는 이미 자리잡은 지 오래다. 지난 2005년 바이오 업종 중심으로 도입된 이후 작은 부침은 있지만 그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16개 전체 상장사 중 절반이 기술성 특례상장으로 증시문턱을 넘었다.
올 들어서는 광의의 특례상장 안에서 큰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2017년 도입된 테슬라 제도와 2018년 사업모델 기반, 성장성 추천제 등으로 급속히 확장되는 추세다. 지난 2년 간 건수는 단 두 건에 그쳤지만 올해 열 곳에 달하는 기업이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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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제도가 가장 두드러진다. NICE그룹 계열 엘엠에스, 전자책 1위 리디, 시각화 SW 기업 엔쓰리엔 등이 준비 중이다. 최근 미국 반도체 솔루션 기업으로 알려진 GCT세미컨덕터 역시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모두 IB와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성장성 추천제 방식의 상장도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장외 바이오 최대어로 꼽히는 올리패스를 비롯 화장품 패치 기업 라파스 등이 대기 중이다. 아직 사례가 없는 사업모델 기반 플리토와 캐리소프트는 각각 IPO 공모 돌입, 예비심사 청구 등을 진행 중이다.
IB 관계자는 "과거 일반상장 외 기술성평가 특례가 대부분이었다면 테슬라와 성장성 추천제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며 "특히 광의의 의미에선 '특례상장'으로 묶일 순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기술성평가와 이익미실현 기업 상장 등은 구분되는 제도"라고 말했다.
◇ 인상적 선례, 시장 참여자 '윈윈'
올해 새로운 특례상장 추진 기업들이 급증한 배경엔 카페24(테슬라 제도)와 셀리버리(성장성 추천제) 등의 성공적 증시 입성이 자리한다. 앞서 불확실성을 높게 본 투자자들이나 풋백옵션 등의 부담을 진 주관사 입장에선 구태여 주관 업무를 맡을 이유가 없었다.
지난 2018년 상장한 카페24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당시 주관 증권사는 내부심의위원회에 발목이 잡혀 업무 수행이 불확실했다. 심의위원회에서 수많은 IPO 물량을 제쳐두고 테슬라 제도를 활용해 손실 부담을 지는 등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과적으로 IB의 선택은 옳았다. 카페24는 공모 대박 이후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5만원대 공모가는 상장 이후 20만원까지 치솟았다. 주관사가 챙긴 수익은 100억원 안팎에 달했다. 셀리버리 역시 유사한 경로로 증시에 입성하며 주관사에 황금알을 안겼다.
두 건의 IPO는 테슬라나 성장성 추천제, 사업모델 등 새로운 상장 방식이 주관사를 비롯 발행사, 투자자, 거래소, 금융당국이 윈윈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발행사는 상장, 투자자는 수익률 제고,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코스닥 및 모험자본 활성화에 모두 부합한다.
시장 관계자는 "셀리버리가 상장에 성공하고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을 때 금융위원회에서 별도 상을 수여하는 등 활성화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했을 정도"라며 "앞선 두 기업이 대박을 치면서 후속 주자들도 적극 검토하는 기류를 배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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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성 자신?...경계심 확산
물론 어디까지나 물론 기대대로 공모와 주가가 나왔을 경우다. 업계에서는 최근 과도한 기대심리 탓에 경계심도 형성되고 있다. 이미 바이오기업이 주가 되고 있는 기술성평가는 과도한 기대와 밸류에이션 책정으로 최근 시장의 불안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미래 추정실적에 기반한 기상장 특례상장 기업들의 수익이 당초 기대치를 하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바이오 기업들의 회계 논란은 후발 주자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거래소 역시 분위기를 감지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장성 추천제 2호 기업으로 가장 앞서 나갔던 로봇 제조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거래소 심사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바이오가 아닌 4차 산업 관련 기업의 낙마는 시장에 경고음을 울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기업 역시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단 관측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상장 방식 다양화의 기저는 모두 '대박'을 쳤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심사 탈락은 우려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페24가 1분기 기대 이하 실적에 주가가 급락한 점 역시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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