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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의 글로벌 오토게임]아우디의 파란만장한 역사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19-07-01 08:34:0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4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가 도로 우측을 통행하는 나라에서는 차량의 운전대가 왼쪽에 붙어있다. 원래는 오른쪽이었다. 마차의 마부가 오른쪽에서 마차를 몰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자동차가 늘어나서 이른바 맞은편에서 오는 교통량이 생겼는데 오른쪽 운전대가 조금씩 불편해지고 안전에 문제가 생기게 되어 운전대가 왼쪽으로 이동했다. 1921년에 최초로 왼쪽 운전대를 갖춘 차를 만든 회사가 독일 아우디(Audi)다.

아우디의 창업자는 아우구스트 호르히(August Horch, 1868~1951)다. 대장간을 하다가 공대에 진학해서 엔지니어가 되었고 칼 벤츠 밑에서 일했다. 1899년에 쾰른으로 가서 자신의 이름을 따 A.Horch & Co.라는 회사를 세웠다. 이름은 자기 이름으로 붙였지만 지분이 별로없어 경영권은 없었다. 첫차는 1901년에 나왔다.

아우디라는 이름은 복잡한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호르히는 회사 설립 동업자들과 뜻이 맞지 않아 1909년에 회사를 나왔는데 자기 이름을 붙인 다른 회사를 만들어 구 회사에서 상표권 소송을 당했다. 패소했다. 다른 이름을 구상하던 중 아들이 독일어에서 ‘듣는다'는 의미를 가진 호르히의 라틴어 ‘audire'를 갖다가 ‘audi'를 생각해 냈다. 그래서 1910년 4월에 Audi Automobilwerke가 탄생했다.

호르히는 1920년까지 일하고 회사를 떠나 다양한 인생을 살았다. 아우디라는 이름을 창안했던 아들은 1946년에 사망했기 때문에 가업승계도 없었다(호르히는 회사에 지분도 별로 없었다). 나중에 브라운슈바이히공대 명예교수도 지냈다. 그런데 호르히는 평생 운전면허가 없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첫 회사를 세웠고 1939년에 명예시민이 되었던 츠비카우에는 호르히 박물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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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에 아우디는 DKW(당시 시장점유율 17.9%), 반더러(Wanderer: 4.4%), 그리고 호르히가 처음 세웠었던 회사(1%)와 합병해서 오토유니언(Auto Union)이 된다. 아우디의 시장점유율은 0.1%였다. 호르히는 이 회사의 사외이사가 되었다. 이때 4개 회사의 합병을 상징하는 서로 연결된 고리 네 개가 로고로 탄생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이 로고가 스포츠카에만 사용되고 원래의 4개 브랜드가 계속 사용되었다. 그러나 바이마르공화국 시대의 경제난과 더불어 소형차 위주인 DKW 브랜드만 살아남고 아우디 브랜드는 완전히 사라졌다.

아우디는 2차 대전 중에는 여느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나치를 위해 군수물자를 생산했다. 전쟁 후 동독지역을 점령한 소련군에 의해 회사 재산을 모두 몰수당하고 해체되었다. 오토유니언은 상업등기부에서도 말소되었다. 그러자 일부 중역들이 서독으로 이주해서 마셜플랜의 도움으로 오늘날 본부가 있는 잉골슈타트에서 부품회사를 열고 1949년에 회사를 부활시켰다. 구 오토유니언 종업원들도 대거 이주해왔다.

동독지역에서도 나중에 구 DKW 모델로 생산이 재개되었는데 훗날 그 유명한 구동독의 트라반트(Trabant)가 태어났다. 베를린 장벽 붕괴 후 트라반트 한 대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 아직도 구글 이미지에 있다.

독일의 저명한 실업가 플릭(Friedrich Flick)이 오토유니언과 다임러-벤츠 양쪽의 대주주였던 1958년에 다임러-벤츠가 오토유니언 지분의 87%를 취득했다. 그 다음 해 100%가 되었다. 그런데 두 회사의 DNA가 맞지 않아서 별 성과가 없다가 1964년에 폭스바겐이 50%를 취득한다. 그 다음 해 100%가 되었다가 지금은 99.64%다.

인수 후에 폭스바겐은 아우디 독립 브랜드를 금지하고 고리 네 개 로고도 폐기했다. 그런데 아우디 경영진이 당시 폭스바겐의 하인츠 노르트호프 회장 몰래 중대형인 ‘Audi 100'을 개발했다. 새 차에 감동받은 회장이 생산을 허가해서 1968년에 성공작이 되었다. 그 후 약 83만 대가 생산되었다.

1969년에는 오토유니언과 당시 세계최대 모터사이클 회사 NSU가 합병했다. 이때 ‘Audi NSU Auto Union AG'라는 긴 이름이 지어지면서 아우디 이름이 드디어 부활했다. ‘Vorsprung durch Technik'이라는 슬로건도 등장했다. 이 슬로건은 지금도 거리에 다니는 아우디 차량의 번호판 프레임에 보인다. 1985년에 다 떼고 그냥 줄여서 아우디로 했고 오늘에 이른다. 동독에 있던 오토유니언의 후신은 독일 통일 후 폭스바겐에 골프와 파사트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회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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