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교보악사운용, 돌파구 '안갯속' [인사이드 헤지펀드]'리테일 공략' 악사 헤지펀드 재간접 투자 '무산'…수익률 회복에 '올인'
이효범 기자공개 2019-06-27 14:16:07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5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진에 빠진 교보악사자산운용 헤지펀드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부에서는 헤지펀드 수익률이 개선될 때까지 시간을 둘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마케팅이나 운용전략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고 있다. 신규 헤지펀드를 출시 계획도 접은 상태라 타사에 비해 다소 수동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에쿼티헤지 전략을 사용하는 교보악사매그넘1펀드와 교보악사ORANGE펀드의 2018년 수익률은 각각 마이너스(-) 5.62%, -6.06%이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포함된 에쿼티헤지 전략 헤지펀드 20종의 단순평균 수익률인 -4.73%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 5월까지 연초후 수익률도 마이너스 상태다.
같은 전략의 헤지펀드들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지난해 자금유출도 잇따랐다. 2018년 롱바이어스드·이벤트드리븐·픽스드인컴·멀티·에쿼티헤지·기타전략 중에서 에쿼티헤지 헤지펀드 설정액은 전년대비 유일하게 감소했다. 전체 설정액은 6793억원으로 2017년 말 대비 1247억원이 줄었다.
헤지펀드 매니저는 "에쿼티헤지 전략을 펼친 운용사들은 지난 2017년 상승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2018년에도 자금이탈을 겪은 경우가 많다"며 "최근과 같은 박스권 장세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시장 상황보다는 롱숏 포지션을 구축하는 종목의 방향성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과 마찬가지로 에쿼티헤지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삼성헤지자산운용도 지난해 수익률 하락을 겪었다. 대표적인 H클럽 헤지펀드인 '삼성 H클럽 Equity Hedge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의 작년 수익률은 -1.92%이다. 2011년 12월 설정된 펀드로 작년말 설정액은 2112억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H클럽 브랜드를 달고 있는 다른 헤지펀드들도 대부분 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헤지자산운용은 새로운 전략을 모색했다. 올들어 픽스드인컴형 상품인 'A클럽' 헤지펀드를 론칭해 힘을 싣고 있다. 에쿼티헤지 전략 헤지펀드 만으로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헤지펀드 라인업을 한층 더 다양화한 셈이다. A클럽 헤지펀드 출시 이후 삼성헤지자산운용은 수천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이와 달리 한 우물만 판다는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헤지펀드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 앞서 기존 헤지펀드운용팀이 맡고 있는 헤지펀드 외에 다른 유형의 헤지펀드 출시를 고민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프랑스 악사자산운용의 헤지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리테일용으로 출시하는 방안을 저울질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검토 끝에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7~8%대 절대수익을 낼 수 있는 헤지펀드를 눈여겨 봤으나 환율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더욱이 환헤지 비용 등을 감안하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얻는 수익도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기관 마케팅을 중심으로 헤지펀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는 셈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신규 헤지펀드를 출시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기존 펀드 수익률이 하락한 상황에서 고객사인 기관투자가들에게 새 펀드 마케팅을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리테일용으로 해외 헤지펀드에 재간접형태로 투자하는 펀드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환율 등을 고려하면 수지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교보악자산운용이 자체적으로 헤지펀드 수익률을 개선시키는게 급선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수익률이 회복되더라도 추가적인 자금유출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 시점에 따라 원금 손실을 본 투자자의 경우 수익률이 회복되면 환매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공사모펀드를 모두 운용하는 종합운용사다 보니 헤지펀드 사업도 여러 사업 중 일부분"이라며 "헤지펀드를 주력으로 하는 하우스와는 스탠스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 사업을 갖고 있긴 하지만 내부적으로 드라이브를 걸만한 사업은 아니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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